美·日 수천억~수조원 직접 보조금…韓 세제·인프라 지원 중심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SK하이닉스[000660]가 미국과 일본을 추가 메모리 생산기지 후보로 검토하면서 국내 반도체 투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 방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서남권에 SK의 470조원 규모 투자를 끌어냈지만 미국과 일본이 반도체 생산시설 유치를 위해 수천억원에서 수조원대 직접 보조금을 투입하는 것과 달리 국내 지원은 세액공제와 전력·용수 등 인프라 지원에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로이터와 업계 등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인텔과 미국 오하이오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인텔의 오하이오 공장 일부를 활용하거나 합작사를 세우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일본도 후보군이다. SK하이닉스는 일본 내 생산거점 구축 가능성을 검토해왔으며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최근 키옥시아와 공동 생산을 포함한 협력 가능성을 언급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 어떠한 사안도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해외 생산기지 검토는 국내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투자와 맞물려 주목된다.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에 따르면 SK는 서남권에 47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메인 팹 2기와 1GW 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도 전력과 용수 등 기반 시설 구축비를 최대 100% 지원하고 메가특구 지정과 지역별 차등세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에 직접 보조금 제도가 없는 것도 아니다.
정부는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을 통해 수도권 기업의 지방 이전이나 지방 신·증설 투자에 투자액의 일정 비율을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지원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균형발전 하위지역과 산업위기 대응지역의 지원 한도를 건당·기업당 최대 300억원으로 높였다. 투자액의 4~50%를 지원하는 구조지만 전체 지원액에는 한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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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반도체 투자 규모와의 격차다.
반도체 팹 한 기에 수십조원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최대 300억원 수준의 지원은 기업의 최종 투자지역을 바꿀 정도의 유인이 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2024년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지원액은 국비 2천244억원, 지방비를 합쳐 총 3천396억원이었다. 지원 대상은 54개 기업으로, 이들이 계획한 민간투자는 2조4천783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디스플레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 24개 기업에 지원된 국비는 1천17억원이었다.
미국과 일본은 방식과 규모에서 차이가 난다.
미 상무부는 SK하이닉스의 38억7천만달러(약 5조3천억원) 규모 인디애나 HBM 첨단 패키징·연구개발 시설에 최대 4억5천800만달러(약 6천300억원)의 직접 보조금과 최대 5억달러(약 6천900억원)의 대출을 확정했다. 직접 보조금은 전체 투자액의 12%가량이다.
인디애나주도 최대 8천만달러(약 1천100억원)의 조건부 성과급과 5억5천470만달러(약 7천600억원)의 세금 환급, 4천500만달러(약 620억원)의 인프라 지원 등을 별도로 제공한다.
일본 정부는 TSMC 구마모토 제1공장에 최대 4천760억엔(약 4조2천억원), 제2공장에는 7천320억엔(약 6조5천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체 투자금 대비 보조금은 각각 49%, 35%가량이 지원된다. 마이크론의 일본 투자에도 최대 5천억엔(약 4조4천억원), 키옥시아 등의 투자에는 최대 1천500억엔(약 1조3천억원)의 지원이 책정됐다.
국내의 경우 투자한도가 300억원이라 수십조원의 팹 투자 대비로는 직접 투자금 지원액이 0.1%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세액공제보다는 직접 보조금의 효과가 더 큰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정부에 세제 지원뿐 아니라 투자비 자체를 낮출 수 있는 직접적인 지원을 요구해온 것은 사실"이라며 "세액공제 역시 중요한 지원책이지만 투자 이후 세 부담을 줄여주는 것과 공장을 짓는 단계에서 초기 투자비를 직접 낮춰주는 것은 기업이 느끼는 효과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처럼 각국이 직접 보조금을 앞세워 반도체 생산시설을 유치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대규모 투자에 맞는 직접 지원 수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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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대규모 투자에 대한 정액형 보조금 제도의 한계를 일부 인식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5월 유턴기업 지원제도를 개편하면서 첨단산업·공급망 분야나 대규모 유턴 투자에 대해 정부와 기업이 협상해 지원 규모를 결정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 유턴보조금은 투자 건당 300억원, 첨단산업은 400억원, 기업당 600억원이 한도였다.
다만 이 제도는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를 지원하는 유턴기업 제도여서 SK하이닉스의 호남 신규 투자에 그대로 적용되는 지원책은 아니다. 초대형 국내 신규 투자에 미국·일본과 같은 협상형 직접 보조금을 적용할 수 있는 별도의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과 일본이 수천억원에서 수조원대 직접 보조금을 앞세워 반도체 투자를 유치하는 상황에서 국내 지원 수준이 초대형 투자에 걸맞은지에 대한 업계의 불만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기업의 투자 결정에는 전력·용수·인건비·규제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지만, 470조원 규모의 서남권 투자 계획을 실제 집행으로 이어가려면 초기 투자비 부담을 얼마나 낮춰줄 수 있느냐도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ysyoon@yna.co.kr
윤영숙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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