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글로벌 주요국의 긴축 흐름에 시장금리가 뛰자 은행권이 실수요자의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대출 가산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상단은 여전히 연 7%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에 더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렸고,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차주들의 고금리 부담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6일 기준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 6.91%로 집계됐다.
당장 지난주보다는 0.41%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7%의 문턱을 바라보고 있다.
상단이 내려온 것은 NH농협은행이 전일부터 시행한 대출금리 인하 조치에 따른 것이다. 은행권 전반의 금리 하락으로 보기는 어렵다.
가산금리를 하향 조정한 농협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도 6.3~6.9%에 달한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서는 금리 상단이 0.7%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대출금리를 비롯한 국내 금리를 움직이고 있는 건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최근 5%를 넘겼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 산정의 기초가 되는 은행채도 이에 반응했다. 연합인포맥스 시가평가 maxtrix 통합(화면번호 4743)에 따르면 지난 15일 은행채 5년물(AAA) 금리는 4.656%로,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15년간의 최고치는 2022년 10월의 5.471%다.
전일에는 FOMC를 앞두고 일부 되돌림이 나타나 4.583%까지 내려왔으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출금리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틀간의 FOMC 정례회의 이후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3.75~4.00%로 25bp 높였다.
문제는 이번 인상이 긴축의 마침표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서는 연내 한 차례 추가 인상을 가리킨 위원이 18명 중 12명에 달했다. 또 4.50%까지 3차례 인상을 선택한 인사도 4명에 달했다.
연준이 물가 안정에 무게를 두면서 경기 둔화 우려만으로 긴축 기조가 조기에 바뀔 것이라는 기대도 약해졌다. 한 차례 인상의 충격을 넘어서 높은 금리를 더 오래 감내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도 반영하고 있다. 실제 미국 장기 국채금리는 연준의 인상 결정 이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5.02%로 2bp 올랐고, 30년물도 5.36%로 1bp 하락하는 데 그쳤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으로 장기금리가 안정되어 위험선호를 지지할 정도의 환경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지금부터 고금리 장기화에 따르는 위험을 잘 점검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결정은 국내 대출금리에도 부담을 주게 됐다. 높은 레벨에서 미국 장기금리가 유지되며 국내 은행채 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하면, 은행이 가산금리를 낮춰 확보한 현재의 금리 범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향후 나올 추가 긴축의 강도와 경로에 대한 메시지에 따라 시장금리가 상승할 경우, 가까스로 7% 아래로 내려온 주담대 금리 상단이 재차 높아질 가능성도 높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은행에서 실수요자 부담을 고려해 금리를 조정했으나, 이러한 흐름이 업권 전반에 퍼질지는 미지수"며 "금리 인상 경로가 예정된 만큼 시장 금리의 반응에 따라 계속해서 대출 금리 또한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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