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금융당국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차주의 이자 상승 폭을 제약하는 '금리상승 리스크 완화형 주담대'의 부활을 검토한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리 피벗(pivot·정책 방향 전환)이 시작되며 금융권에서 금리상한형 주담대 출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재도입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금리상한형 주담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서 금융권 안팎에서 향후 추가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해 연 2.50%에서 3.00%로 끌어올렸다.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를 웃돌 것으로 보고 한은은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저울질하고 있다.
간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면서 한은의 셈법은 한층 더 복잡해질 전망이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추가 긴축에 나설 수 있다고 시사한 점은 당분간 시장금리에 상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차주들의 선택은 당장 금리가 낮은 변동형으로 기울었다.
올해 7월 기준 예금은행 신규 주담대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은 31.9%로 지난 2014년 2월 이후 12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같은 기간 고정형 평균금리는 연 4.76%로 변동형(4.35%)보다 0.41%포인트(p) 높았다.
고정금리 주담대가 변동금리보다 높아지자 당장 금리가 낮은 상품을 고르는 모습이다.
지난해 11월에는 10명 중 9명(90.2%)의 차주가 고정금리를 선택했는데, 9개월 연속 비중이 내리고 있다.
지난 2021년 상반기 저금리(0.5%) 시절 실행된 혼합형 대출분은 올해 상반기부터 변동금리가 적용되며 부담도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의 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주담대는 2022년 말 1조원에서 올해 6월 말 2조2천억원으로 120% 증가했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기존 대출에 청약 조건을 붙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차주들이 선택하기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자 지출로 인해 가계 소비 여력 감소로 발생하는 부작용을 제한하는 방안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월 평균금리 기준으로 변동형(4.35%)에 과거 특약 가입비용(0.15~0.2%p)을 더해도 4.50~4.55%로 고정형(4.76%)보다 0.2%p 이상 낮다.
금리상한형은 2019년 3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가 15개 시중은행에서 내놓은 '금리상승 리스크 경감형 주담대' 2종 가운데 하나다.
당시 금리상한형은 기존 변동금리 주담대 차주에게만 5년간 특약을 붙여 금리 상승 폭을 5년간 2%p, 연간 1%p 이내로 묶었다. 특약 비용으로 기존 금리에 0.15~0.2%p가 더해졌고, 기존 대출 조건을 바꾸지 않는 특약이어서 종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을 적용했다.
함께 나온 월상환액 고정형 주담대는 변동금리에 0.2~0.3%p를 더한 금리로 10년간 매달 갚는 돈을 고정하는 식이었다.
당시엔 시장 호응이 없었지만,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서자 당국은 2021년 7월 15일부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15개 은행에서 상품을 다시 판매하도록 했다.
당장의 금리 레벨이 낮은 탓에 호응이 미진해지자, 2022년 연장 당시 은행들은 연간 상한을 0.45~0.75%p로 낮추고 가입비용을 한시 면제하거나 최대 0.2%p로 줄였다.
한은의 빅스텝(기준금리 0.5%p 이상 인상)이 단행되며 수요가 뒤늦게 붙었다.
2022년 7월 한 달 동안 4대 시중은행의 금리상한형 신청은 169건, 376억4천700만원으로 직전 1년(49건)의 세 배를 넘었다.
같은 해 11월에는 신협·수협 등 상호금융권도 특약 취급에 나섰지만, 곧장 금리 하락 기대감이 커지자 다시 특약 등 상품 가입은 외면받았다.
금융권에서는 현재의 고정형, 변동형 대출의 금리 구조상 금리상한형의 효용을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2021년 출시 후 2023년 7월께 금리상한형 청약이 대부분 종료됐다"며 "당시엔 금리가 다소 진정되면서 상품이 없어졌지만, 다시 금리 인상이 시작된 데다가 금리 레벨 자체가 높아 시장 호응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mhan@yna.co.kr
한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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