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 첫 공모채 1천500억원…LS증권도 내달 발행 추진
CP·전단채 중심 조달구조 변화…금리 부담에도 유동성 여력 확보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그동안 공모 회사채 시장을 이용하지 않던 중소형 증권사들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내년 1월 신(新)조정유동성비율 규제 확대를 앞두고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중심의 조달 만기를 늘리려는 움직임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양증권 첫 공모채 1천500억원으로 증액…LS증권도 발행 채비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양증권(A)은 오는 21일 창사 이후 첫 공모 회사채 1천500억원을 발행한다.
별도의 인수회사나 모집주선인을 두지 않는 직접공모 방식을 택한 한양증권은 지난 9일 1천200억원을 신고했지만, 수요모집 결과에 따라 이사회가 결의한 발행한도 범위에서 300억원을 증액했다.
만기 구조(트랜치)별로는 당초 각 300억원씩 모집하려던 것을 1년물 500억원, 1년3개월물 600억원, 1년6개월물 200억원, 2년물 200억원으로 조정했다. 금리는 각각 연 5.100%, 5.200%, 5.350%, 5.650%로 확정했다.
조달 자금은 전액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CP와 전자단기사채 상환에 쓴다.
LS증권(A)도 다음 달 21일 발행을 목표로 7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최대 증액 한도는 최대 1천400억원까지 열어뒀다.
이번 발행은 2024년 LS그룹 편입과 함께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 사명을 바꾼 뒤 처음이다.
LS증권은 그동안 CP와 전자단기사채로 자금을 조달해 왔다. 지난 16일 기준 CP·전자단기사채 잔액은 1조2천65억원이다.
◇ 신조정유동성비율 적용 확대…금리 더 주더라도 조달 만기 늘린다
올해 증권사 회사채 발행이 비교적 활발했지만 대부분 신용등급이 높은 대형 증권사와 금융지주 계열이었다. 'A'급 중소형 증권사가 선순위 공모채를 발행한 사례는 드물다.
업계에서는 이런 변화의 배경으로 신조정유동성비율을 꼽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증권사의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내놨다. 내년 초부터 유동성비율 규제 대상을 확대하고 산정 기준을 정교화하는 내용이다.
현재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와 일정 규모 이상 파생결합증권 발행사 등 23곳에 1개월·3개월 유동성비율을 각각 100% 이상 유지할 의무가 있다. 개정안은 내년 1월 1일부터 국내 49개 증권사에 신조정유동성비율을 같은 기준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산정 기준도 바뀌는데, 핵심은 일부 자산의 유동성 인정액을 줄이고 PF 채무보증 등 우발채무를 유동성부채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단기간에 갚아야 할 부채에 대비해 현금이나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충분히 확보하도록 하는 규제가 중소형사까지 확대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규제 변화가 중소형 증권사의 회사채 발행 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3개월물 CP나 전자단기사채는 차환해도 잔존만기 3개월 이내 부채로 잡히는데, 1년 이상 회사채는 잔존만기가 3개월 이내로 줄어들기 전까지 3개월 신조정유동성비율 산정 시 유동성부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짧은 조달이 잘 되면 금리가 낮으니 굳이 긴 조달을 할 이유가 없다. 다만 내년 초부터 신조정유동성비율이 적용되는데 여기에 버퍼를 두려면 전체 부채에서 장기 부채 비중을 늘리는 게 방법 중 하나"라며 "그동안 3개월물로 계속 조달하던 회사들도 금리를 좀 더 주더라도 1년물이나 2년물을 발행해야 비율을 맞추면서 투자를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내년 1월 1일부터 감독하겠다고 밝힌 만큼 증권사들은 이미 회사별로 자기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고, 자본을 늘리거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거나 부채를 장기화하는 것 중에서 방법을 찾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양증권이 이번 회사채로 갚는 전단채 1천100억원은 모두 지난 7월 발행한 3개월물로 금리가 연 4.65~4.73%였고, CP 400억원은 2.90~3.48%였다. 이를 대신하는 회사채 금리는 5.10~5.65%로, 금리를 더 주더라도 3개월짜리 조달을 1~2년물로 바꾸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기업평가도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신조정유동성비율 도입으로 담보부 조달 의존도가 줄고 조달 만기가 길어지는 등 증권사 조달구조가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조정유동성비율을 적용했을 때 자기자본 1조원 미만 중소형사는 3개월 신조정유동성비율이 100%로 규제 수준까지 내려왔고, 일부는 이를 하회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기평은 중소형사에 대해 "조달구조상 담보부조달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아 유동성자산·부채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으며 절대적인 유동성 버퍼도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진단했다.
중소형사 차입부채에서 회사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로 종합IB(9%)와 격차가 크다. 이에 한기평은 "중소형사는 조달수단이 한정적이고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아 조달구조 장기화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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