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증권 비중 선진국 최고…이자비용 2030년 2.7조달러 전망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년 만의 금리 인상이 미국 재정의 가장 약한 고리인 단기 국채를 직접 때렸다. 기간 프리미엄을 피하려고 발행을 단기로 몰아온 탓에 인상분이 곧바로 이자 비용으로 전이되는 구조가 심화했기 때문이다.
17일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 일별 추이(화면번호 6540)를 보면 지난 7월 말부터 이날까지 미국채 1년물 금리는 36.5bp(베이시스포인트) 급등해 4.423%에 마감했다. 같은 기간 미국채 30년물 금리 상승폭은 6bp에 불과했다. 글로벌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공포에 따라 연준 금리인상이 예상되자, 통화정책에 더 크게 휘청이는 단기물로 약세가 두드러졌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연준은 간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올려 3.75~4.00%로 결정했다. 만장일치로 2023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인상을 단행했다. 점도표를 통해서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시장은 내년 3월까지 최소 한 차례 추가 인상을 반영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 국채의 만기 구조가 연준 결정에 민감한 단기 구간에 쏠려 있다는 점이다. 재무부는 장기물에 붙는 기간 프리미엄을 피하려고 발행을 단기로 옮겨왔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재정증권이 국채 잔액의 약 4분의 1을 차지해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만기 10년 초과 신규 발행 비중은 2009년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미국 국채의 평균 잔존만기는 6년을 밑돌아 통상적인 신흥국과 큰 차이가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청구서는 이미 불어나고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2026회계연도 첫 10개월 순이자지급액은 9천630억달러로 집계됐다. 재정지출의 약 15%다. 이자비용은 GDP(국내총생산) 대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를 웃돌고, 미국은 5%에 육박한다. 초당파 싱크탱크인 책임있는연방예산위원회(CRFB)는 현 수준의 조달금리가 유지되면 미국의 연간 이자 지급액이 2030년쯤 2조7천억달러로 늘어난다고 추산했다. 메디케어나 사회보장 지출을 웃도는 규모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거듭 요구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고충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상 발표 몇 시간 뒤 기준금리를 "1% 또는 그 이하"로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재무부의 채권시장 대응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지난달 장기물 구간의 유동성 지원 바이백(국채 매입) 규모를 최소 두 배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장기물 매입 재원을 단기물 발행으로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출처: 이코노미스트]
미국 재정이 단기물에 더 의지할수록 차환 리스크도 커진다. 이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OECD 회원국 고정금리 국채의 3분의 1이 2028년까지, 절반 가까이가 2030년까지 만기를 맞는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아리안 커티스 캐피털이코노믹스 북미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부채 부담에 가장 큰 위험은 연준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올려 단기물 금리가 급등하는 것"이라며 "금리가 높게 유지될수록 부채 경로는 더 지속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jhlee2@yna.co.kr
이재헌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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