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벤처기업 창업자 개인에게 거액의 채무를 지워 논란이 된 이른바 'OGQ 사태'를 계기로 금융당국이 신기술사업금융업권(신기사)의 제3자 연대책임 관행 점검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김진홍 금융산업국장 주재로 신기술금융업권 제3자 연대책임 관련 간담회를 열고 벤처업계와 투자자,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논의는 최근 불거진 OGQ 사태에서 비롯됐다.
OGQ는 지난 2021년 신기술사업투자조합으로부터 90억원을 투자받았으나, 인수합병이 무산된 이후 창업자인 신철호 대표 개인이 120억원에 달하는 빚을 떠안았다.
계약서에 '연대보증'이라는 표현은 없었지만, 신 대표를 '이해관계인'으로 계약에 묶어 개인 책임을 지운 것이다.
해당 조합에 KB증권과 하나증권 등 금융지주 계열사가 출자자(LP)로 참여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제도를 개선하라는 요구가 나왔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은 중소벤처기업부 소관의 벤처투자회사(옛 창업투자회사)와 금융위 소관의 신기사로 나뉜다. 두 업권에 적용되는 연대책임 규제는 다르다.
중기부는 지난 2022년 벤처투자촉진법 시행령을 고쳐 창업자 개인에 대한 연대보증 요구를 금지했다. 벤처투자회사들은 2023년 이후 계약서에서 연대책임 조항을 빼 왔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을 적용받는 신기사에는 이 같은 책임 제한 조항이 없다. 신기사가 창업자를 '연대보증인'이 아닌 '이해관계인'으로 계약서에 올려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사례가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이다.
간담회에서 벤처업계는 개인에 대한 연대책임 부과를 전면 제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투자받은 곳이 신기사라는 이유로 창업자의 책임이 달라지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한인배 벤처기업협회 부문장은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돼 연대책임 부과 금지가 신기술금융업에도 도입되기를 기대한다"며 "정상적인 사업실패와 위법·부당행위를 명확히 구분해 투자기관의 유형과 관계없이 동일한 벤처투자에는 동일한 책임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업계는 벤촉법 수준의 규제를 신기사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신기사가 운용하는 자금의 성격과 투자 대상이 벤처투자회사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김봉섭 한국성장금융 실장은 "신기술금융업은 중견기업의 자금을 조달하는 통로로 활용되는 등 금융 산업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정책자금에 대해서는 금지가 필요하나 민간 자금까지 전면 금지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허병두 아주아이비투자 본부장과 현영규 시너지아이비투자 전무 등도 타인 자금을 운용하는 업무집행조합원(GP)으로서 선관주의 의무를 이행하려면 관리 장치가 필요하고, 획일적인 규제는 자금 조달 사각지대에 있는 중소·중견기업의 어려움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은조 여신금융협회 전무이사는 신기사는 벤처업계보다 민간투자 비중이 높은 만큼 연대책임 금지를 전면 도입하기보다 현행 모범규준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전문가들은 일률적인 법 개정보다 계약 관행 개선과 정교한 제도 설계에 무게를 뒀다.
이종건 법무법인 이후 대표변호사는 "개인 일반 재산으로 책임지는 방식을 지양하고 이사회 중심의 경영참여, 준청산조항, 동반매도요구권 등을 통해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순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술적인 내용이 많아 하위 규정 등 탄력성이 있는 규제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이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대출과 달리 투자는 수익과 위험을 창업자와 투자자가 공유하는 것"이라며 "창업자가 통제할 수 없는 사업실패에 대해 연대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홍 국장은 어느 일방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투자계약 관행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의 의견과 실제 계약 관행을 충분히 검토해 필요한 경우 모범규준과 법령 개선뿐 아니라 시장의 자율적인 계약 관행 개선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 제공]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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