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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공개매수 개정안, 주주 보호 못 해…면책 방패막 우려"

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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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의무공개매수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50%+1주 개정안)을 두고, 일반주주 보호라는 본래 취지를 훼손하는 개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무위는 17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9건을 통합한 위원회 대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지분 25% 이상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거나, 이미 2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추가 매수를 통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경우, 일반주주로부터 '50%+1주'에서 자기 보유 지분을 뺀 물량 이상을 매수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개매수 물량 산정에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권리행사도 포함되지만, 이미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추가로 지분을 매수하는 경우와 부실 징후·회생절차 기업 인수 등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만 남겨두고 있으며, 시행은 공포 후 1년 뒤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날 논평을 내고 해당 개정안이 경영권 프리미엄 공유와 일반주주 회수 기회 보장이라는 당초 도입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나쁜 제도'라며, 보완 조치가 없다면 입법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선 이번 개정안은 지배주주가 이미 과반 지분을 확보한 기업의 일반주주에게는 아무런 보호 장치를 제공하지 못한다.

지배주주 지분율이 과반에 미달하는 기업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영권 프리미엄은 지배주주가 고스란히 챙기는 반면, 일반주주는 지분 일부만 매각한 채 남은 주식의 가치 하락과 유동성 축소 위험을 떠안게 된다는 지적이다.

포럼은 해당 개정안이 국내 자본시장 전체의 지배구조 환경을 후퇴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과반 지분 확보 순간 경영권 프리미엄과 환금성이 급변하는 만큼, 상장사 지배주주들이 장내매수나 부분 공개매수, 자기주식 매입·소각 등을 동원해 지분율을 일제히 50%+1주 요건에 맞추려 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지배력 집중을 심화하고 일반주주의 견제 기능을 상실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코스닥 상장사 리파인의 최대주주인 스톤브릿지캐피탈·LS증권은 특수목적법인(SPC) 리얼티파인을 앞세워 발행주식총수의 30%에 해당하는 519만9000주를 주당 1만7600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히고 전날까지 청약을 받았다.

리파인 지분 약 10.2%를 보유한 2대주주 머스트자산운용은 지난 12일 공개서한에서 리얼티파인의 잠재 투자자용 투자설명서(IM)에 "50%+1주 확보를 통한 공개매수 절차 없는 경영권 매각 가능", "법령 개정 예상에 따른 공개매수 리스크 사전적 해소"라는 문구가 담겨 있다며, 이번 공개매수가 의무공개매수 입법 회피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부분 의무공개매수 제도가 선진국 금융시장의 트렌드와 동떨어져 있다는 점도 지적받았다.

현재 글로벌 자본시장은 영국, 유럽연합(EU), 홍콩 등처럼 지배권 취득 시 잔여 주식 전부를 공개매수하도록 강제하거나, 미국처럼 이사의 주주충실의무를 통해 강압적 인수를 통제하는 방향으로 양분돼 있다.

반면 국내 개정안의 핵심인 부분매수는 주주를 지배주주, 안분비례로 일부만 매각한 주주, 매각하지 못하고 남은 주주 세 부류로 쪼개 일반주주를 매각 압박 상황으로 내몬다는 것이 포럼의 진단이다.

이에 포럼은 개정안 처리를 강행하려면 법안에 최소 두 가지 보완책을 명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우선 의무공개매수 발동 시 지배주주 역시 장외 선행매수가 아닌, 일반주주와 동일하게 공개매수에 응모하는 방식으로만 지분을 팔게 하는 '안분매수' 도입이다.

또한 부분매수 성립 요건을 독립주주 과반의 승인으로 묶어두고, 반대 주주에게도 성립 후 동일한 조건의 매각 기회를 보장하는 '투표와 매각의 분리' 규정 신설을 요구했다.

포럼 측은 이러한 최소한의 보완조차 이뤄지지 않는다면 차라리 법안을 폐기하는 편이 낫다고 강조했다.

상법상 이사의 주주충실의무가 막 작동하기 시작했고 시장 내 특별위원회 역할이 대두되는 현시점에서, 자칫 어설픈 법제화가 인수자와 이사회에 "법대로 했다"며 빠져나갈 수 있는 면책의 방패막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포럼은 "전부매수나 필수 보완조치도 도입하지 않을 바에는 차라리 입법하지 않는 편이 나은 선택"이라며 "굳이 이런 제도를 만들어 자본시장 정책 역량의 후진성을 보여주고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정착 가능성마저 봉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여의도 증권가

[촬영 안 철 수] 2026.2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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