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제14기 금융감독원 대학생봉사단 발대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28 [금융감독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금융감독원의 사실상 2인자인 수석부원장 자리를 놓고 금융권의 시선이 벌써부터 연말 인사로 향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자리를 지킨 이세훈 수석부원장의 임기가 조만간 종료되는 가운데 후임으로 금융위원회 출신이 재선임될지, 재정경제부 또는 금감원 내부 출신이 올라설지가 관심사다.
수석부원장은 그간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와 검사·감독을 담당하는 금감원을 연결하는 핵심 가교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찬진 금감원장 체제에서 내부 승진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오랜 인사 공식이 이번에는 깨질 수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18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 수석부원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25일까지다.
이 수석부원장은 2023년 12월 26일 금융위 사무처장에서 금감원으로 이동해 법정 임기인 3년을 사실상 온전히 채우게 됐다.
이복현 전 금감원장 시절 임명된 그는 이 전 원장 퇴임 이후 원장 직무대행을 맡았고 이찬진 원장 체제에서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말 이 원장의 첫 임원 인사에서도 유임됐다.
금융위가 금융정책과 제도를 설계하고 금감원이 검사·감독을 통해 이를 집행하는 구조에서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양 기관의 정책 공조를 주도하는 자리로 여겨져 왔다.
가계대출과 부동산 금융, 생산적 금융 등 주요 현안에서 엇박자가 날 경우 시장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수석부원장은 금감원 내부의 2인자를 넘어 금융위와 금감원의 '원보이스'를 조율하는 자리로도 평가됐다.
◇'내부승진론'도 나오지만…역대 인사는 관료 몫
최근 10여년의 인사를 보면 이 같은 성격은 더욱 분명하다.
서태종 전 수석부원장부터 현 이세훈 수석부원장까지 최근 6명의 수석부원장 가운데 5명은 금융위 주요 보직을 거친 인사였다.
서 전 수석부원장을 비롯해 유광열·김근익 전 수석부원장이 금융위 주요 보직을 거쳐 금감원으로 이동했고, 이명순 전 수석부원장은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이세훈 수석부원장은 금융위 사무처장에서 곧바로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맡았다.
금융위 출신이 아니었던 이찬우 전 수석부원장 역시 기재부 경제정책국장과 차관보 등을 지낸 경제관료였다.
금감원 내부 출신이 수석부원장으로 직행하는 구도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이러한 맥락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내부 승진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대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찬진 원장의 조직 장악력과 대외 영향력이 상당한 만큼 굳이 수석부원장까지 외부 관료를 받아 금융위와의 연결고리를 확보해야 하느냐는 분위기가 금감원 내부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김성욱 부원장보가 은행·중소금융 부원장으로 승진하면서 금감원 통합공채 1기 가운데 처음으로 부원장이 탄생한 것도 내부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금감원장이 후보를 제청하더라도 수석부원장 임명 권한은 금융위에 있다.
정부 전체의 고위급 인사 구도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내부 기대만으로 방향을 점치기는 어렵다.
◇금융위선 안창국 거론…1급 인사가 변수
현재 금융위에서는 안창국 상임위원이 차기 수석부원장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된다.
행정고시 41회인 안 위원은 자산운용과장과 산업금융과장, 자본시장과장, 금융혁신기획단장, 금융산업국장 등 굵직한 보직을 거쳤다.
금융산업과 자본시장 업무를 두루 경험한 전문가로 통한다.
당초 업계에선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아왔다.
금융정책과장과 금융정책국장, 금융위 상임위원 등을 지낸 이 원장은 이세훈 수석의 후임으로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최근 Sh수협은행장 공모에 지원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그렇다고 안 위원의 이동을 기정사실화하기도 이르다.
금융위 내부의 1급 인사가 아직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민우 증선위 상임위원을 비롯해 신진창·김진홍 등 고위급 인사들의 이동과 승진 구도에 따라 수석부원장 후보군도 달라질 수 있다.
수석부원장 한 자리가 움직이면 금융위 내부의 1급 승진과 보직 이동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재경부도 변수…복잡해진 금감원 2인자 셈법
재정경제부 역시 변수다.
최근 재경부는 관료들이 이동할 외부 자리가 줄면서 극심한 인사 적체를 풀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인사 이동 필요성이 커진 만큼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선택지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례도 있다. 기재부 경제정책국장과 차관보 등을 거친 이찬우 전 수석은 2021년 금감원 수석부원장에 기용됐다. 유광열 전 수석 역시 기재부와 금융위를 두루 거친 경제관료였다.
수석부원장이 금융위와 금감원의 가교라는 성격은 갖고 있지만 반드시 금융위 출신만 갈 수 있는 자리는 아니라는 의미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선 차기 수석부원장 인사는 금융위 출신이라는 가능성 높은 선택지 이외에도, 내부 승진과 재경부 출신 관료 기용이라는 변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내부 출신이 올라서면 이찬진 체제에서 금감원의 내부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조하는 상징성은 더 커진다.
반면 금융위 출신이라면 정책·감독당국의 원보이스를 중시해온 기존 인사 관행이 이어지는 셈이다.
재경부 출신이 기용될 경우 경제·금융부처 전체의 고위급 인사 이동 니즈 등을 종합 고려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누가 금감원으로 이동하느냐에 따라 금융위와 기재부의 후속 승진과 보직 인사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주목도는 더 커지는 분위기다.
'실세 원장'의 등장으로 내부 승진이라는 선택지까지 거론되는 데다, 금융위 1급 인사와 재경부 인사 적체가 맞물리면서 금감원 2인자를 둘러싼 방정식은 과거 대비 더 복잡해졌다는 평가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수석부원장은 금감원 내부의 2인자이면서 금융위와의 조율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다른 부원장들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이번에는 과거의 공식만으로 후임을 예상하기는 어려워졌다"고 내다봤다.
jwon@yna.co.kr
정원
jwon@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