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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왜 배민을 놓았나…'8조 몸값'보다 커진 선택과 집중

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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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1위 굳건하지만 쿠팡이츠 맹추격…독보적 프리미엄 약화

우버는 DH 인수로 선회…AI·두나무 등 우선순위도 변수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네이버[035420]가 넉 달간 저울질해온 배달의민족 지분 인수 카드를 결국 접었다.

배민이 국내 배달앱 시장 1위 사업자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지만 쿠팡이츠가 빠르게 추격하면서 과거와 같은 독보적인 플랫폼 프리미엄을 인정하기 어려워진 데다, 거론되던 몸값과 기대할 수 있는 시너지 사이의 간극도 커졌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우버가 배민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를 직접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거래 구도 자체가 달라졌고, 네이버 역시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규 사업에 투자·경영자원을 배분해야 하는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지난 17일 배민 인수 추진설에 대한 재공시에서 "배달의민족 지분 인수에 대해 검토했으나 경영환경 등의 변화에 따라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우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DH가 보유한 우아한형제들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온 지 약 4개월 만이다.

당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의 몸값으로 최대 8조원 안팎이 거론됐고, 네이버와 우버가 각각 20%, 80%가량 참여하는 방안도 제기됐다.

결국 네이버 입장에서는 그만한 가치를 인정하고도 배민을 확보해야 할 전략적 이유가 있느냐가 관건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배민이 예전만큼의 볼륨감을 보여주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그런 측면에서 현재 제시되는 가치가 적절한 가격인지에 대한 논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슈퍼앱 측면에서 배민과 엮을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좋은 자산인 것은 맞다"면서도 "결국 그 가치를 주고서라도 가야 할 정도의 메리트가 있느냐고 했을 때 그 부분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배달시장 자체가 위축된 것은 아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7월 배민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천302만명으로 여전히 국내 배달앱 1위를 지켰다. 배민·쿠팡이츠·요기요·땡겨요 등 배달 플랫폼 4사의 같은 달 결제추정금액도 3조2천787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달라진 것은 경쟁 구도다.

쿠팡이츠의 7월 MAU는 1천313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4년 말 1천만명에도 못 미쳤던 이용자가 빠르게 늘면서 배민을 추격하고 있다.

특히 쿠팡이 쇼핑과 로켓배송, 와우멤버십, 쿠팡이츠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고 무료배달을 제공하면서 배민이 누려온 독보적인 플랫폼 지위에도 균열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민의 사업가치가 떨어졌다기보다 시장 1위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경쟁 강도가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의미다.

배달의민족, 하남에 '라이더스쿨' 개관

(서울=연합뉴스) 지난 19일 경기 하남시 배민라이더스쿨 개관 기념식에서 이륜차 교육 전문 강사들이 안전 교육 시연을 하고 있다. 2025.9.21 [우아한형제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거래 구도도 크게 바뀌었다.

당초 거론된 방안은 우버와 네이버가 배민을 공동 인수하는 구조였지만 우버는 지난 7월 DH 자체를 인수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우버는 DH 주주들에게 주당 41.50유로를 제시했다. 완전희석 기준 지분가치는 약 130억유로로, 배민 역시 우버가 인수할 사업에 포함됐다.

배민만 떼어 공동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던 지난 5월과는 거래의 전제 자체가 달라진 셈이다.

네이버 측은 우버의 DH 인수가 이번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발표하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서울=연합뉴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27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에서 열린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2025.11.27 [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네이버의 사업 우선순위 변화도 변수다.

네이버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2028년까지 200MW 규모의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 이를 1GW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브룩필드의 인프라 투자를 활용해 직접적인 재무 부담은 낮추는 구조지만, AI 인프라와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 등 새로운 성장 사업에 투입해야 할 경영자원은 빠르게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팩토리를 비롯해 앞으로 투자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결국 선택과 집중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현금 인수 거래는 아니지만 네이버가 AI와 디지털금융 등 굵직한 사업 재편을 한꺼번에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배민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다시 따져볼 요인이 됐을 수 있다.

배민은 여전히 국내 배달시장 1위지만 쿠팡이츠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고, 우버의 DH 인수로 거래 구도까지 달라졌다.

네이버로서는 조 단위 자금을 투입해 배민 지분을 확보할 유인이 지난 5월보다 낮아졌다는 얘기다.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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