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중동 긴장 고조에 글로벌 유가가 급등하면서 SK이노베이션[096770] 등 정유 관련 기업의 전망이 살아나고 있다.
유가 하락시 정제 마진이 줄어드는 역(逆)래깅 효과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 최근 글로벌 석유 정제 시설의 상당 부분이 가동 차질을 빚고 있어 SK이노베이션이 반사 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됐다.
18일 연합인포맥스 원자재선물 종합(화면번호 6900)에 따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근월물은 중동 위기가 다시 고조된 9월 들어 급등해 지난 15일 배럴당 106.75달러까지 올랐다.
종가 기준 WTI가 100달러를 돌파한 것은 5월 이후 4개월 만이다. WTI는 이후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가가 급등하자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정유주도 강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유가에 선행하는 흐름으로 지난 9일 15만3천500원에서 단기 고점을 기록했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
지난 6월에는 중동 긴장의 완화 기대감에 유가가 하락했다. 당시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누린 래깅효과가 사라지면서 자회사인 SK에너지의 2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수익성의 악화를 겪었다. 정제 마진의 축소는 최근까지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원유 정제 마진을 대표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 2분기 24.74달러에서 8월 21.69달러로 소폭 내렸다가 9월 첫 주 13.8달러로 더 하락했고, 지난 10일에는 2.9달러까지 떨어졌다.
정제 마진의 과거 평균은 6달러, 손익 분기점은 4.5달러 수준이다.
복합정제마진은 10일 바닥을 찍은 뒤 상승하기 시작해 16일 기준 9.82달러를 나타났다.
유가가 다시 반등하면서 기존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매해둔 원유를 투입해 석유 제품을 생산하는 우리나라 업체들의 정제 마진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궤적이 '더 높이(Higher)'에서 '더 강하게(stronger)'로 변했다"며 "에너지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가장 확실한 투자처는 정유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정유업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미-이란 갈등으로 가동 차질을 겪고 있는 정제 설비 규모가 10% 수준에 달한다.
향후 래깅 효과가 사라지더라도 상당폭의 정제 마진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대표적인 사례가 SK이노베이션이 생산하는 윤활유다.
이란은 지난 3월 카타르의 라스라판 지역을 포격했고, 이 공격으로 쉘 사의 천연가스액화(GTL) 플랜트가 파손을 입었다. 이 시설은 윤활유 중 황 함량 0.03% 이하의 최상위 품질(Group III) 제품을 생산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엔무브가 만드는 제품이다.
지난 2분기 SK엔무브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5천34억원 증가한 6천919억원을 기록했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정제 마진 훼손 우려가 대두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타격을 입은 정제 설비는 글로벌 용량의 10%에 달하고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곳도 마땅히 없다"며 "정제 마진 강세는 장기화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설사 하반기에 유가가 하향 안정화되더라도 SK이노베이션이 작년 대비 큰 폭의 이익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며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S&P는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작년 3조9천억원 대비 크게 증가한 약 11조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글로벌 재고 확충 수요와 타이트한 수급 상황을 고려할 때 정제 마진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hhan@yna.co.kr
한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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