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최근 미국과 일본, 유럽 등 글로벌 주요국의 장기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는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고채 금리는 글로벌 금리 상승에 큰 틀에서 연동되고는 있지만, 주요국보다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은 점이 금리 상승폭을 제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경기 호황에 따른 성장률과 세수 여건 개선이 재정 지표에 대한 신뢰를 뒷받침하는 데다, 최근 정부가 장기물 발행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을 이어가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8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민평 기준 4.491%로, 이달 초(4.370%)에 비해 12.1bp 상승했다.
초장기물인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민평 기준 4.610%로, 이달 초(4.627%) 대비 오히려 1.7bp 내렸다.
같은 기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799%에서 4.934%로 13.5bp 급등했다.
특히 지난 14일에는 장중 5%를 상향 돌파한 뒤 전일까지 5% 부근에서 등락했는데, 이같은 현상은 지난 2023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장기금리의 심리적 마지노선마저 뚫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 국채 10년물(빨간) 및 국고채 10년물 금리 추이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세는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2009년 6월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터치했으며 영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 역시 최근 3%를 넘기며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주요국 장기금리가 일제히 급등하는 배경에는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각국 중앙은행의 추가 긴축 가능성 뿐 아니라 재정적자 확대와 국채 공급 증가에 대한 경계감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는 재정지출 확대와 정부부채 증가가 장기물의 기간 프리미엄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내년 국고채 발행 규모가 220조원을 웃도는 수준이지만, 재정 관련 지표의 흐름이나 장기물 공급 여건은 주요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판단이다.
이달 초 정부가 발표한 내년 국고채 발행 규모는 222조8천억원으로 올해 대비 2조9천억원 줄었다. 이중 순증 규모는 13조1천억원 줄었다.
아울러 반도체 경기 호조 등을 바탕으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세입 여건도 탄탄해지면서, 재정수지와 국가채무비율 등 재정건전성 지표 역시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8.3%로 50%를 하회한다. 올해 본예산 대비로는 3.3%포인트(p), 추경 대비로는 2.3%p 낮아질 전망이다.
한 당국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다른 주요국 대비 우리나라의 펀더멘털이 괜찮은 상황"이라며 "글로벌리 재정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데, 우리나라는 다소 비껴나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건전성 지표의 경우도 50% 이내에서 관리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면서 구조적인 측면에서 양호하다는 시각이 더해지는 듯하다"며 "수급상 부담은 있지만 재정건전성 문제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당국 관계자는 "재정만 놓고 보면 지금 우리나라 금리 수준이 매력적이라는 시각도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것 같다"며 "내년도 국고채 발행도 일부 줄였고, 국가채무비율도 다른 주요국은 악화일로인데, 우리는 개선되고 있는 상황인 측면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펀더멘털 요인과 함께 최근 정부가 국고채 장기물 발행 규모를 줄이려는 노력도 장기 구간의 수급 부담을 완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정부는 장기물 발행 비중을 가이던스(35%±5%)의 하단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달의 경우는 바이백과 교환을 통해 수급 부담을 추가로 덜어주기도 했다.
한 채권시장 참여자는 "국고채 장기 구간, 특히 30년물이 최근 비교적 강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정부의 장기물 발행 규모 축소 노력의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며 "장기물을 투기적으로 숏(매도) 하던 곳들을 중심으로 일부 포지션의 변화가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jhson1@yna.co.kr
손지현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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