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 코리 회장 사실상 지배…"거래선 차단이 통상적"
[한미약품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한미약품에 대한 라이프자산운용 주주행동의 시발점이 된 룬메이캉(RMK)이 주목받고 있다.
북경한미가 룬메이캉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1천억 원 이상의 매출채권 미회수가 장기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채권의 회수 여부뿐 아니라 추가 거래 지속 여부가 한미약품 경영진의 책임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종윤 회장 사실상 지배, 한미 매출채권의 3분의1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라이프자산운용은 전날 한미약품에 주주서한을 보내 룬메이캉 관련 매출채권 미회수 문제를 지적하며 특별감사를 요청했다.
라이프자산운용이 주주행동을 시작하면서 그동안 한미약품 안팎에서 문제로 제기돼 온 룬메이캉 거래가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룬메이캉은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이 사실상 지배하는 중국 의약품 유통사다. 북경한미가 지난해 룬메이캉을 통해 올린 매출은 1천543억 원으로 북경한미 전체 매출의 약 40%에 달했다.
같은 기간 룬메이캉에 대한 북경한미의 매출채권은 2024년 말 605억 원에서 2025년 말 1천254억 원으로 1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한미약품 전체 매출채권의 3분의 1이 룬메이캉이다.
올해 들어서도 채권 문제는 이어졌다. 북경한미의 전체 매출채권은 줄었지만 3개월을 넘긴 장기 미회수 채권은 오히려 늘었다. 한미약품은 매출채권이 연중 증가했다가 연초에 회수되는 패턴이 반복돼 왔고 상당액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출장 이후에도 조치 전무…경영진 회수 의지 '의문'
시장에선 룬메이캉 매출채권이 미회수된 상황에서 거래 지속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가 지난 3월 취임한 이후 룬메이캉 관련 채권 문제가 본격적으로 부각한 만큼, 경영진의 거래처 관리와 채권 회수 조치에 관심이 쏠린다.
룬메이캉은 한미약품 오너 측 이해관계가 얽힌 거래처다. 그만큼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거래 조건과 공급 여부를 독립적인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룬메이캉 매출채권 미회수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한미약품 경영진이 지난 7월말 중국으로 날아가 사태를 파악했다.
다만 이후 상당 기간이 지났음에도 구체적인 상환 계획이나 실질적인 회수 조치가 충분히 나오지 않고 있다.
매출채권 회수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에 의문부호가 붙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거래중단·차단 합리적"…추가 주주행동 가능성도
업계에서도 미회수 채권이 장기간 쌓인 거래처라면 신규 공급을 차단하거나 거래 조건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 통상적인 채권관리 원칙에 부합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기존 채권의 상환 계획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동일 거래처에 대한 공급을 계속할 경우 미수금 규모가 다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를 지속하는 결정 자체가 경영진의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1천억 원이 넘는 돈에 대한 상환 계획이 정확하게 나오지 않았다면 거래를 계속 해야 하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기존 채권이 회수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공급 여부를 결정하는 것 자체가 경영진의 중요한 경영 판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룬메이캉과의 매출채권 미회수 사태가 불거진 이후 거래 지속 여부에 대해 확인이 힘들다는 입장이다.
관련업계에서 매출채권 미회수 사태 이후 룬메이캉에 의약품 공급을 중단했다 하더라도, 신뢰 관계가 깨진 만큼 공급 재개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수관계인 거래 자체가 곧바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임 회장 측이 사실상 지배하는 거래처에서 대규모 채권이 장기간 회수되지 않는 만큼 거래조건과 공급 지속 여부에 대한 설명 책임도 커질 전망이다.
라이프자산운용의 주주행동도 이 같은 문제와 맞물려 있다. 대규모 매출채권과 거래 구조, 내부통제 문제를 짚으면서 경영진의 대응을 요구하는 모양새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결국 핵심은 룬메이캉에서 돈을 언제, 어떻게 받을 수 있느냐"라며 "판매대금 지연 사례가 있는 거래처와 향후에도 거래를 이어간다면 경영진의 거래 판단에 대한 주주들의 문제 제기는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ybyang@yna.co.kr
양용비
yb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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