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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도 안 옮겼다"…'수출 뒷배' 공공기관도 지방 이전에 단체행동

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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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조 수출금융 지원하는 무보 노조 "이전시 수출지원 공백"

한국무역보험공사 광화문 본사 사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정부가 연내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국내 기업의 수출을 지원하는 공공기관도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해외 중심의 수출금융 프로젝트 특성상 지방 이전의 실익이 없다며 이전 방침이 부당하다고 저항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 노동조합은 오는 29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630여명의 조합원을 둔 무보 노조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등 상급단체 소속이 아니어서 이날 예정된 금융노조 주최의 결의대회 등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다만 비슷하게 개별 노조인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노조 등 수도권 소재 금융·금융유관 노조와 연대해 대응하고 있다. 대응 과정에서는 향후 상급단체 가입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공공기관 지방 이전 일정을 구체화하면서 수도권에 남은 공공기관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350여개를 대상으로 '수도권 잔류 최소화' 원칙을 적용해 올해 4분기 이전 계획을 발표하고 2027년부터 이전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산업 관련 기관도 대부분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 기정 사실이 되고 있지만, 이 중 무보 노조의 반발이 특히 두드러진다.

이들은 수출금융의 업무 특성을 지방 이전 반대의 핵심 근거로 들고 있다. 무보의 올해 상반기 기준 수출 지원 실적은 143조8천억원, 지난해 기준으론 268조원이었다. 무보의 고객 수도 역대 최대인 7만개사에 달한다.

무보는 직접 자금을 대출하는 은행은 아니지만, 수출신용보증과 수출보험 등을 통해 수출기업이나 해외 사업에 공급하는 자금에 상환 위험을 담보한다.

많게는 조 단위인 대규모 수출금융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시중은행, 글로벌 금융기관은 물론 수출기업, 법률·회계 자문사까지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대야 한다. 무보 노조는 이 과정에서 실시간 정보 공유와 대면 협의가 적지 않아 본점의 '물리적 위치' 역시 업무 효율성과 연관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지역 수출기업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문제와 대규모 수출금융을 담당하는 본사 기능의 입지를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보는 현재 전국 17개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 수출기업에 대한 기능은 이 같은 지역 거점을 통해 수행할 수 있는 만큼, 대규모 프로젝트 금융 심사와 국내외 금융기관과의 협상 등 본사 핵심 기능까지 기존 금융 네트워크와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것이 효율적인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해외 수출신용기관(ECA)의 운영 방식도 무보 측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글로벌 주요 ECA의 경우 일본 무역보험(NEXI)은 도쿄에, 영국 수출금융청(UKEF)은 런던, 프랑스 공공 투자은행(Bpifrance)은 파리에 주요 거점을 두고 있다.

특히 한국 상황과 유사하게 일본 정부가 본점 이전을 추진했던 NEXI 사례가 눈에 띈다. NEXI는 일본 정부가 '도쿄 일극 집중' 완화를 위해 정부 관계기관 지방 이전을 추진한 2015년 당시 이전 대상 기관 목록에 포함됐다.

최종적으로 NEXI의 이전은 구체화하지 않았고, 현재까지 도쿄 본점을 유지 중이다. NEXI는 도쿄 본점과 오사카 지점 체제를 유지하면서, 지방 기업 지원은 지역 금융기관과의 별도 제휴 네트워크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이때 코트라와 기능이 유사한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도 본사 이전이 추진되다 무산됐다. 경제산업성이 당시 JETRO가 해외 관계자 등에 신속히 대응하려면 도쿄를 본거지로 두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고, 이전이 이뤄지지 않았다.

무보 노조도 이 같은 '본사-지역 거점' 방식이 수출금융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면 보다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박홍철 무보 노조위원장은 "글로벌 수출시장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수출금융도 경쟁력을 키우며 해외 수출금융과 경쟁해야 한다"며 "엔진은 모든 관련 부품이 효율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곳에 장착되어야 하듯, 무보를 수출금융 생태계에서 떼어내는 것은 수출 지원 동력에 큰 공백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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