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반도체 기업들의 자금이 대거 국내로 유입되면서 채권시장의 자금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머니'가 정기예금으로 유입되면서 통안채 발행이 줄어드는 데 일조한 반면 예금이 갑자기 빠져나가면서 은행채 발행은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2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초 통안채 1년물 입찰에서는 3천억원이 발행됐다. 당초 한은이 계획했던 물량의 절반 수준이다.
통안채 발행이 급감한 배경으로는 반도체 기업의 자금 이동도 꼽힌다.
삼성전자 또는 SK하이닉스 자금의 상당 규모는 국내 은행의 정기예금을 향했다. 정기예금은 은행이 한국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지급준비금 비율(지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품이다.
상당 규모 자금이 지준율이 높은 정기예금으로 유입되면서 은행의 지급준비금이 늘었다. 그만큼 한국은행이 별도로 흡수해야 할 초과 유동성 규모가 줄면서 통안채 발행 필요성도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실제 지난 7월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은 평균 잔액 기준 27조3천억원 늘어나면서 지난 6월 증가 폭(7조1천억원) 보다 확대세가 가팔라졌다.
반도체 기업의 일부 자금이 '특정금전신탁(MMT)'을 향하면서 통계상 수치가 두드러지기도 했다. '2년 미만 금전신탁'의 증가 폭은 지난 6월 6조3천억원에서 지난 7월11조4천억원으로 커졌다.
SK하이닉스는 특정금전신탁(MMT) 형태 등으로 여유자금을 운용한다. SK하이닉스가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특정금전신탁(MMT) 장부가액은 지난해 말 11조2천96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55조5천21억원으로 약 44조2천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일부 자금은 크레디트물 등 채권시장으로 유입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채권 투자 소식만으로도 시장 분위기가 들썩일 정도였다.
최근에는 반도체 기업의 예금이 대거 빠지자 은행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채권 약세 재료로 작용하기도 했다.
시중은행이 조 단위로 급하게 은행채를 발행했는데, 여기에는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예금 인출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LCR 등 유동성 비율을 맞추려면 은행채 발행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채권시장의 한 참가자는 "반도체 기업의 의사결정에 금융시장이 크게 움직일 정도로 자금의 규모가 커졌다"며 "시장 분석 관점에서도 기업의 자금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 등을 파악하는 일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한은
hwroh3@yna.co.kr
노현우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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