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후년부터 크레디트 만기 돌아와…은행 인출 보며 '불안'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반도체 기업들의 은행 예금 인출로 인해 은행채 발행 러시가 나타난 가운데 그동안 채권시장의 반도체 기업 의존도가 너무 커진 것 아니냐는 자성이 나온다.
특히 SK하이닉스가 투자한 공사채 및 은행채의 만기가 2~3년 뒤 특정 기간에 몰려 있다는 점이 우려 지점이다. 만기 자금이 재투자되지 않을 경우 크레디트 시장의 자금 경색이 나타날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는 것이다.
21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투자한 크레디트물 가운데 상당 규모 만기가 2028년과 2029년에 몰려 있다.
그 중에서도 2028년에는 5월 초와 7월 중순, 10월 초순에, 2029년에는 4월 초와 6월 하순, 7월 초 및 중하순 등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루에 3조 원가량의 만기가 돌아오는 날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채권업계에서는 반도체 기업이 보유한 크레디트 만기가 특정 시기에 몰려 있다는 점이 잠복한 위험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양대 반도체 기업의 은행 예금 인출 사태를 바라보며 걱정이 커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벌어들인 자금을 은행에 정기예금 예치해뒀는데 그 가운데 상당 규모가 이달 말에 만기가 몰려 있고 만기 자금을 재투자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들은 일제히 발등에 불 떨어진 듯 은행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 기업의 예치 규모가 워낙 커, 자금이 유출되면 LCR(유동성커버리지비율)이 하락할 정도여서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18일 송고한 '삼전닉스 예금만기 다가온다…은행채 마구 찍는 사정은' 제하 기사 참고)
특히 SK하이닉스가 보유한 크레디트 만기가 몰려 있는 2~3년 후에는 반도체 사이클이 추세 전환했을 가능성도 상당하다는 예측이 나와 만기 자금이 재투자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채권 시장에 유입된 반도체 머니가 막대한 만큼 위험도 잠복해 있는 게 당연한 원리다"면서 "은행들도 반도체 기업이 예금을 인출할 것이라는 예상을 크게 못 했을 텐데, 2~3년 뒤에 이들 기업이 자금을 재투자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그때의 금리 환경이 중요하기 때문에, 금리가 하락하는 사이클이라면 크게 문제는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지금은 시장까지 너무 취약해서 문제가 크게 부각된다"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의 딜러도 "2~3년 뒤 반도체 사이클이 꺾였을 가능성도 있어 반도체 기업에만 수급을 기대기는 어렵다"면서 "만기 자금을 재투자하지 않는다고 가정하고 발행사들이 대응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은행의 딜러는 "반도체 머니가 은행들에 미치는 영향도 이 정도로 큰데 내후년부터 만기가 다가오는 공사채, 카드채 등도 큰일일 듯하다"면서 "반도체 기업들이 돈을 천문학적으로 벌다보니 여기저기 영향이 너무 크다"고 했다.
연합뉴스
jhkim7@yna.co.kr
김정현
jhkim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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