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고강도 검사에 이례적 회사 반발
미래에셋證·금감원 간 '신경전' 가열
미래에셋증권 서울 한 지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신민경 기자 = 금융감독원과 피감회사인 미래에셋증권의 갈등이 가열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노동조합이 금감원의 검사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전 직원 3천400여명을 대상으로 자체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하면서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노조는 이달 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스페이스X 사안과 관련해 금감원 조사를 받았는지와 조사 일시·시간, 조사 과정에서 고압적인 태도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한다.
특히 휴대전화 이용 내역과 PC 자료 등 금감원이 요구한 모든 형태의 자료를 조사한단 방침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임직원 수는 총 3천464명이다.
노조에 따르면 이 가운데 서울로 소환돼 금감원의 대면조사를 받은 직원은 약 150명이다. 여기에 서면이나 현장에서 조사받은 직원까지 포함하면 전체 조사 대상자는 200∼300명 규모일 것으로 추산했다.
노조 관계자는 "소환된 직원뿐 아니라 서면자료를 제출하거나 현장에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직원도 상당수"라며 "금감원이 자료를 어떤 방식으로 요구받았는지, 고압적 태도가 있었는지 보다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전 직원 조사를 계획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집회 등 추가 대응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14일 미래에셋증권의 '거점 점포 불건전 영업행위' 관련 검사에 착수했다. 추석 연휴를 제외하고 오는 10월 8일까지 총 10영업일 간 진행된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 이례적으로 많은 인력을 투입했다. 금융투자검사1국 1팀과 3팀에서 10여명이 나갔다. 통상적인 검사의 두 배 규모다. 자본시장 부문 수시검사에 이 정도 인력을 투입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검사 명목은 거점 점포의 영업·내부통제 실태를 살피는 것이지만, 업계는 지난 7월 철수했던 스페이스X 관련 현장 검사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이른바 스페이스X 사태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 6∼7월 미래에셋증권을 찾아 공모주 배정이 무산된 경위와 문제 발생 과정을 파악했다.
검사 과정에서 금감원은 스페이스X 청약 당시 급증한 개인 전문투자자 등록이 급증한 점에 주목했다. 금감원이 이번 거점점포 검사 대상으로 미래에셋증권을 택한 배경이다. 감독당국은 조사 범위를 일선 프라이빗 뱅커(PB)로 넓혀 전문투자자 전환을 권유했는지를 사실상 재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금감원이 검사 수위를 높이자 미래에셋증권 노조는 이례적 공개 반발에 나섰다.
미래에셋 노조는 앞서 "금감원이 전국 영업점 직원 150명가량을 서울 중구 미래에셋센터원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영업 현장에 차질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격화할 경우 금감원 앞 집회도 불사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다른 증권사들이 겪은 금감원의 검사 피해 사례를 수집하겠다고도 했다.
특히 회사는 금감원의 설문 방식도 문제 삼고 있다. 금감원은 오는 10월 2일까지 스페이스X 청약에 참여한 개인·법인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구글폼 설문을 진행하고 있다. 청약 안내 경로, 전문투자자 등록 과정 등을 묻는 내용이다.
하지만 별도의 본인 확인 절차가 없어 링크만 전달받으면 실제 청약자가 아니더라도 응답할 수 있게끔 돼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처음 보는 설문 방식"이라며 "링크가 외부에 공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검사 자료로서 정확성과 신뢰성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금감원 역시 노조 대응에 불편한 기색이다. 금감원 내부에선 노조의 강한 반발을 사실상 회사 차원의 대응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회사가 노조의 대외 대응을 사실상 용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가 직접 나서지 않은 채 노조를 통해 검사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의 잇따른 성명문이 되레 금감원 내부의 반감을 키웠단 지적도 나온다. 금감원은 자료 요구의 취지가 왜곡된 데다 노조의 대응도 통상적 문제 제기 수준을 넘어섰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PB들의 개인 통화 내역을 광범위하게 요구한 게 아니다. 고객이 먼저 전문투자자 전환을 문의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줄 자료를 요청한 것"이라며 "노조가 이를 사생활 침해 소지가 있는 조사라고 주장한 데다 집회와 타사 피해사례 수집까지 예고하면서 오히려 금감원은 정상적 검사 활동이 압박받고 있다고 느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처음에는 금감원 내부에서도 검사 방식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지만, 노조 성명이 이어지면서 피감기관인 미래에셋증권의 대응이 과장되고 지나치다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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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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