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선임기자 = 막대한 재정적자를 안고 있는 미국이 이미 상당한 금융 위험 요소가 되고 있으며 고위험 채무자로 전락한 상태로, 유럽 주요 국가들은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을 통해 미 재정적자와 경제를 지원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골드만삭스 유럽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이탈리아 최대 금융그룹인 유닛 크레딧그룹의 수석 경제고문 등을 지낸 에릭 닐센은 21일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유럽은 미국 국채 시장을 중심으로 미국에 대한 노출을 줄이기 위해 금융 규제와 세제를 시급히 조정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올해 2월 덴마크의 연기금인 아카데미커펜션이 미 국채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하고, 최근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미 국채 보유량을 축소하겠다고 밝힌 것을 언급하면서 '미 국채 시장의 손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또 중국이 외환보유액에서 미 국채 보유량을 대거 감소시킨 것도 미 국채 시장의 위험 관리를 위한 차원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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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럽연합(EU) 국가들과 영국이 미 국채 보유량을 지속해 늘리고 있는 데 대해선, "미국의 무책임한 재정정책에 자금을 지원하고 불가피한 조정 과정을 지연시키는 동시에 스스로를 상당한 위험에 노출하는 행위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이미 고위험 채무자가 됐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사실이 아직 미국 정부의 신용등급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라고도 했다.
미국의 재정 건전성이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나쁜 상황이며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될 현실적인 전망도 없다고 했다.
미국이 완전 고용 상태에서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7%의 재정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공공부채는 40조달러를 넘어서 GDP 대비 100%를 초과하는 데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2036년 GDP의 약 12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전체 재정 수입의 20% 이상을 이자 지급에 사용해야 하는데 이는 이탈리아의 약 두 배, 프랑스의 약 세 배에 달하는 수치다"라며 "그야말로 정치적 시한폭탄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정 조정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데, 대폭적인 증세와 지출 삭감이 모두 포함돼야 한다"면서도 "추세를 반전시키고 지속가능성이 곧 실현될 것이라는 확신을 시장에 심어주기 위한 조정만으로도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문제를 물가상승률로 무마하려는 시도가 훨씬 더 가능성이 높겠지만, 그런 방식은 효과가 없을뿐더러 결국 금융 억압으로 이어져 억압과 채무불이행 사이의 모호한 영역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시 양적완화(QE)를 시행하거나 인플레이션을 통한 재정 부양에 나설 수 있겠지만 모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특히 인플레이션을 이용한 재정 부양책에 나설 경우 금융 억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데, 이는 미국 내 금융기관들이 더 많은 국채를 보유하도록 강제하는 규제 변화가 포함될 수도 있으며, 외국 채권자들에게도 유사한 형태의 억압을 가할 위험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유럽은 연간 약 3천억 유로에 달하는 저축 잉여금을 미국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러한 자금을 유럽의 국방과 에너지, 기술, 기후 변화를 포함한 생산성 향상 분야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 자본이 유럽 내에서 투자되도록 장려하는 명확한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재조정해 미국의 과도한 재정적자를 지원하는 데 사용돼선 안 된다"고 부연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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