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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사람들] 16개 팩터로 주도주 발굴, 성상현 ABP자산운용 전무

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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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 주목…장기금리·유동성으로 시장 하방 관리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은 투자의 첫 번째 원칙으로 '돈을 잃지 말라'고 했다. 두 번째 원칙은 첫 번째 원칙을 잊지 않는 것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투자에서 이익만큼 중요한 것이 손실 최소화라는 이야기다. 결국 시장이 흔들릴 때에도 동요하지 않고 절대 수익률을 유지하는 운용역이 위대한 투자자로 남게 된다.

최근 노란우산공제에서 ABP자산운용으로 새 둥지를 튼 성상현 전무의 투자 철학도 워런 버핏의 철학과 닮아있다. 성장 산업과 주도주를 찾아 수익 기회를 확보하면서도, 유동성·경제 상황·금리 등 거시환경을 분석해 포트폴리오의 하방을 관리한다.

증권사 프랍트레이딩을 시작으로 산림조합중앙회, 중소기업중앙회 등에서 기관자금을 운용하던 그는 이달초 ABP자산운용에 합류해 새 출발을 선언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노란우산공제에서 채권과 주식 운용을 거쳐 자산 배분까지 담당했던 경험을 살려 ABP자산운용에선 주식운용본부를 이끌고 있다.

성 전무가 ABP자산운용에서 구축한 운용 방식의 핵심은 이른바 '매크로비욘드'다. 금리와 물가, 유동성 등 거시환경에서 출발해 산업의 수요와 공급, 설비투자, 이익률 등을 분석하고 최종적으로 수혜 기업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채권 운용을 기반으로 성장한 ABP자산운용은 투자 분야를 주식으로 확대하려는 찰나에 성 전무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주식운용 분야를 강화해 채권과 주식의 균형을 갖춘 운용사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올해 운용자산(AUM)은 현재 약 4천억 원에서 연말까지 7천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성상현 ABP자산운용 전무

사진=ABP자산운용

◇4개 축·16개 팩터 수치화, 내부서 '하방' 검증

성 전무는 4개의 큰 축에서 약 16개 팩터를 수치화해 주도주를 발굴한다. 4개의 큰 축에는 기업의 퀄리티와 모멘텀, 밸류에이션, 성장성이다.

직접 투자 철학을 반영해 수치화 모델을 만들고, 1차로 선별된 종목은 ABP자산운용 내 회계사들이 재무적으로 한 번 더 검증한다. 종목을 고르는 과정에서 정량적인 모델만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성 전무가 그동안 기관투자가로서 운용하며 축적한 경험과 산업에 대한 판단을 함께 반영한다. 종목을 선정한 뒤에는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강도를 조절한다.

이 과정에서 특히 강조하는 게 현금 비중이다. 유동성과 시장 상황뿐 아니라 기술적 지표와 투자심리까지 반영해 현금 비중 조절 모델도 별도로 구축하고 있다.

그는 "절대 수익을 추구하니까 매크로 지표, 특히 유동성 지표와 경기 국면 모델을 토대로 현재 주식 비중을 올려도 될지 아니면 맞춰야 할지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성 전무가 ABP자산운용을 선택한 이유도 이 같은 운용 철학과 맞닿아 있다. 대형 운용사보다는 자신의 투자 철학을 처음부터 구축할 수 있는 하우스가 더 적합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ABP자산운용의 절대 수익 추구 콘셉트와 리서치 역량이 내 투자 철학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봤다"며 "성장 산업과 기업의 '상방'을 보는 역할과 이를 검증하고 방어하는 리서치 조직이 결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ABP자산운용에는 회계와 크레딧, 매크로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성 전무는 이들이 서로의 분석을 교차검증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산업 확장 시작…'원전·전력·화장품' 주목

성 전무는 현재 AI 사이클이 반도체에만 머물지 않고 산업 전반으로 확산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원전과 전력 인프라, 화장품 등을 주목하고 있다.

다만 특정 산업을 무조건 매수하진 않는다. 16개 팩터를 수치화한 결과와 시장을 함께 보면서 실제 편입 종목을 결정한다.

주도주가 바뀌는 신호는 가격 움직임에서 찾는다.

그는 "특정 기업에 대해 호재가 나왔지만 호재가 덜 반영되고,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건 사실상 바닥이나 꼭대기의 신호로 본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상승 탄력이 둔화하는 가운데 소재·부품·장비주가 강해진다면 시장의 흐름이 서서히 변화하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장기금리·유동성 흐름 주목

현재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는 미국의 장기금리와 유동성을 꼽았다. 특히 미국 정부의 재정 확대가 장기금리 급등으로 이어지는지 주목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 부채를 늘리는데도 금리 급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현재 정부의 재정 확대가 유동성 공급으로 계속 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의 재정 확대에도 장기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으면, 정부 지출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성 전무는 미국 국채 발행과 바이백, 연준의 역할 등을 함께 보면서 유동성의 방향을 판단한다. 최근 강연 등 공개석상에서 연준뿐 아니라 정부와 시중은행까지 유동성의 주요 축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해온 이유다.

시장 급락을 사전에 감지하기 위해 옵션시장도 살핀다.

그는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은 시장 하락에 앞서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며 "옵션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통해 시장의 하락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성 전무는 성장 산업과 주도주를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동시에 시장 변화에도 기민하게 대응하는 운용 방식을 선호한다. 매크로와 기업 분석, 회계, 트레이딩이 하나의 고리 내에서 작동하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향후 포트폴리오는 10~15개 핵심 종목을 중심으로 압축할 계획"이라며 "거시환경 판단과 산업 선별, 기업 검증, 주도주 선정 이후 포트폴리오 구축과 위험관리까지 하나의 고리로 연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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