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플랙트 품고 광주에 2천400억 투자
LG, 자체 기술·엔비디아 검증 앞세워 시장 공략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인프라인 냉각·공조 시장에서 다시 맞붙고 있다.
AI 반도체의 성능이 높아지고 서버가 고집적화하면서 과거 보조 설비로 여겨졌던 냉각 시스템이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과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장비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중앙공조 시장에 진입한 반면 LG전자는 칠러와 냉각수분배장치(CDU), 콜드플레이트 등 자체 기술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광주사업장에서 플랙트그룹의 냉난방공조(HVAC) 생산라인을 착공했다.
약 2천400억원을 투자해 연면적 2만1천800㎡(약 6천600평) 규모로 구축하며 2028년 초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플랙트그룹의 15번째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CDU와 팬월유닛(FWU), 컴퓨터룸 공기처리장치(CRAH), 공기조화기(AHU) 등을 생산한다.
[출처: 삼성전자]
◇ 삼성은 M&A…LG는 자체 기술
삼성은 지난해 11월 플랙트그룹 인수를 완료하며 중앙공조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인수가는 15억유로(약 2조3천600억원)로, 플랙트는 100년 넘게 데이터센터와 대형 공장, 병원 등에 중앙공조 솔루션을 공급해 온 글로벌 업체다. 미국 대형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도 참여하는 등 하이퍼스케일 고객과의 사업 경험을 갖추고 있다.
삼성으로서는 인수를 통해 중앙공조 기술뿐 아니라 기존 고객과 글로벌 판매·서비스망까지 확보한 셈이다.
지난달에는 인도 푸네에 플랙트 신규 생산라인을 준공했고, 광주를 한국과 동아시아 시장을 담당하는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자체 기술 중심의 '칩 투 칠러(Chip to Chiller)'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대형 냉동기인 칠러부터 CDU, 서버 칩에 직접 부착하는 콜드플레이트까지 냉각 시스템을 일괄 제공하는 방식이다.
지난 7월에는 자체 개발한 600kW급 CDU가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엔비디아의 AI 인프라 품질 검증을 통과했다. LG전자는 향후 1MW와 2.5MW, 4MW급 CDU도 엔비디아 검증을 받을 계획이다.
엔비디아 검증이 곧바로 특정 고객과의 공급계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다.
LG전자는 삼성의 광주 생산라인 착공을 하루 앞둔 20일 AI 데이터센터용 공랭식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도 새로 출시했다. 정전 이후 전력이 복구되면 180초 안에 정격 냉방능력의 100%까지 회복하도록 설계한 제품이다.
LG전자는 HVAC 사업 매출을 2030년 20조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데이터센터용 냉각 솔루션 수주도 전년보다 약 3배 늘었다.
[출처: 삼성전자]
◇AI 서버 고집적화에 냉각 시장 급성장
양사가 냉각 시장에 힘을 싣는 것은 AI 서버의 전력 사용량과 발열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기존 데이터센터의 서버랙 소비전력이 20킬로와트(kW) 수준이었다면 최근 AI 서버가 들어가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서는 100kW를 훌쩍 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기존 공랭 방식만으로 열을 처리하기 어려워지면서 냉각수를 칩 주변까지 보내는 액체냉각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AI 칩의 액체냉각 적용 비중이 지난해 33%에서 올해 53%로 높아지고 내년에는 약 6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중앙공조 시장은 2024년 610억달러(약 84조원)에서 2030년 990억달러(약 136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데이터센터 부문은 2030년 441억달러(약 61조원)까지 커져 연평균 18% 성장할 전망이다.
과거 TV와 생활가전에서 경쟁해온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선이 AI 시대에는 데이터센터 냉각 인프라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삼성이 플랙트 인수를 통해 확보한 글로벌 고객과 생산망을 얼마나 빠르게 실적으로 연결할지, LG가 자체 기술과 엔비디아 검증을 대형 수주로 이어갈지가 향후 경쟁의 관전 포인트다.
[출처: LG전자]
ysyoon@yna.co.kr
윤영숙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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