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국내 은행들이 약 0.5∼0.6%포인트의 자본버퍼를 확보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2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최근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하고 이 같은 내용의 '환율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부문 영향 평가'를 발표했다.
그간 높은 환율은 은행의 외화 위험가중자산(RWA)을 늘려 자본비율 관리 부담을 키웠으나, 지난 7월 이후 달러-원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이 같은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평가됐다.
한은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올해 2분기 말 국내 은행의 외화 RWA는 2022년 1분기 말보다 약 50% 증가했다.
외화 RWA가 전체 RWA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2분기 말 27.2%로 2022년 말보다 4.1%포인트 상승했다.
*자료:한국은행
환율이 오르면 은행이 보유한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커지는 데다 대고객 통화파생상품 평가액 증가로 관련 신용 RWA도 늘어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중 가파른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 RWA 확대는 국내 은행 총자본비율에 전분기 말 대비 0.46%포인트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2022년 이후 환율 상승분을 모두 감안하면 국내 은행은 그간 약 1.5%포인트의 자본비율 하락 압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지난 7월 이후 달러-원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자본 부담은 완화될 전망이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8월 말 기준 6월 말보다 165원 하락했다.
한은은 과거 환율 하락기에 달러-원 환율이 100원 하락할 때 은행 총자본비율이 약 0.3∼0.4%포인트 개선됐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7∼8월 환율 하락으로 약 0.5∼0.6%포인트의 자본버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외화 RWA도 최근 5년 중 환율이 하락했던 시기의 움직임을 적용할 경우 9.3∼15.4%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환율 상승이 은행권 유동성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환율 상승 시 통화파생상품 관련 증거금 납입 규모가 확대될 수 있지만 올해 2분기 말 파생거래 변동증거금은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의 70% 수준에 그쳤다.
은행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도 지난 6월 114.0%로 감독기준을 크게 웃돌았다. 한은은 최근과 같은 환율 하락 흐름이 이어지면 파생거래 변동증거금도 줄면서 유동성 부담이 추가로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회사와 보험회사에 대한 환율 변동의 영향도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증권회사는 환율 움직임에 따라 외환 및 통화파생상품 관련 손익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외환위험액이 총위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2분기 말 3.4%에 그쳐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회사는 상당한 규모의 외화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나 대부분 통화파생거래를 통해 환헤지하고 있어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은 대체로 중립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들어서는 환율이 더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으나 금융부문에 미친 충격은 양호한 금융기관의 복원력 등에 힘입어 과거 환율 급등기에 비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7월 이후 환율 상승세가 진정됨에 따라 은행의 자본버퍼가 늘어나며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여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9월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이후 달러-원 환율이 다시 반등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중동 상황과 국제유가, 주요국 정책금리 및 국채금리 향방 등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이에 "금융기관이 환율 움직임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리스크 대응여력과 함께 대출여력도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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