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증권회사의 단기자금시장 조달이 늘어난 가운데 자산가격 조정과 자금경색이 한꺼번에 닥치면 자본비율이 30%포인트(p) 넘게 하락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22일 발표한 '2026년 9월 금융안정 상황'에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고객자금 유입, 기업금융 확대 등으로 증권회사의 자산·부채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늘어났다"며 "향후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증대될 경우 유동성·신용·시장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점검하기 위해 한은은 2020년 수준의 자산가격 조정, 2022년과 같은 자금경색, 그리고 두 충격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충격 등 세 가지 시나리오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복합충격 시 조정순자본비율(조정NCR)은 162.0%로 올해 2분기 말(195.4%)보다 33.4%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성확보비율도 106.4%까지 하락했다.
한은은 "자기자본 대비 위험액과 채무보증 부담이 크고 기업 신용공여 등 운용구조가 서로 유사한 회사들의 경우 복합충격 시 유동성확보비율과 자본비율 등 재무건전성 지표가 상대적으로 크게 저하되는 것으로 추정됐다"며 "채무보증 이행 등에 따른 자금 유출과 인수자산 손실이 유동성과 자본에 부담으로 작용한 데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채무보증 부담이 큰 증권회사를 중심으로 유동성 리스크와 손실 흡수 여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증권사가 시장과 신용 여건에 민감한 자산을 보유한 데다 단기자금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아 구조적으로 유동성·신용·시장 리스크 간 연계성이 크다고 짚었다.
증권사의 유동성 리스크에 대해 한은은 자금 조달 수요 증가에 따른 단기 차입 증가 탓에 차환 리스크와 이자부담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증권사의 차입 규모를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중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는 각각 23조원, 17조3천억원 순발행됐다. 대고객 RP매도 잔액도 2025년 2분기 말 113조2천억원에서 1년 만에 131조1천억원으로 증가했다.
한은은 "상반기 중 단기자금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초단기물(1~7일물) 중심으로 CP와 단기사채 발행이 확대됐고, 단기금리 상방 압력이 커지면서 단기금융시장 수급 여건 악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며 "CP·단기사채 등을 통한 자금조달은 시장 수급과 투자심리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어 자금조달 안정성 저하에 지속해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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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장기 운용 형태의 모험자본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산과 부채의 만기 불일치 확대 가능성에도 유념해야 한다고 한은은 덧붙였다.
신용리스크와 관련해서는 중·소형사의 고정 이하 여신비율이 2분기 말 22.7%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부실 사모사채는 2분기 말 약 1조5천억원으로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2022년과 같이 차환 여건이 갑자기 악화할 경우 채무보증 이행에 따른 신용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증권사의 비우량 회사채 보유액이 2024년 1분기 11조1천억원(25.5%)에서 19조6천억원(30.0%)으로 늘어난 점도 신용위험을 키우는 요소로 거론됐다.
시장리스크와 관련해 한은은 증권사의 유가증권 규모가 559조2천억원으로 늘어난 가운데 비중이 56.2%에 이르는 채권의 금리 민감도가 높아 금리 상승기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파생상품 거래 확대에 따른 증거금 부담, 불완전헤지 손실, 거래 상대방 신용리스크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현재 증권회사의 자본·유동성 상황은 전반적으로 양호하다"면서도 "단기 시장성 조달 의존도를 완화하고 안정적인 조달 기반과 충분한 유동성·손실 흡수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계기업의 부실위험과 관련해 한은은 지난해 중 한계기업 비중이 상승했으나 부실위험은 확대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말 전체 외감기업에서 한계기업 비중은 19.1%로 전년 대비 2.0%p 상승했다.
한은은 "2026년 들어 기업 수익성이 개선되고 이자보상배율도 상승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한계기업 비중은 전년보다 하락할 것"이라면서도 "업종별 차별화가 지속되는 점을 고려할 때 업황 부진 업종을 중심으로 취약성이 누증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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