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무기화 고리 끊을 용기 관건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미국과 중국의 기술 전쟁이 양측 모두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상호 인질' 단계로 진화하면서, 인공지능(AI) 공존을 모색하기 위한 양국 정상의 '출혈 감내 배짱'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외신에서 제기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현지시간) 지난 5월 베이징 회담 이후 항공기 등 전통적인 경제적 타협 카드가 무력화된 반면, AI와 반도체를 둘러싼 주도권 싸움은 한층 가열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엔비디아(NAS:NVDA)와 ASML(NAS:ASML) 등 글로벌 생태계를 기반으로 최첨단 반도체와 프런티어 AI 기술을 주도하고 있고, 중국은 희토류 가공 시장의 90%와 채굴의 60%를 틀어쥐며 독점적 자원 공급망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양국이 AI 패권을 다투고 있지만 독자적으로 완결된 생태계를 구축하기는 불가능한 한계에 직면했다고 매체는 지목했다. 최첨단 기술과 자원, 인프라가 양측에 분산돼 있어 상호 의존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야오쉬 푸단대학교 글로벌 AI 혁신지배구조센터 사무국장은 "미국은 칩을 가졌지만 대중적 설득력이 부족하고, 중국은 기획력은 높지만 칩이 없다"고 설명했다.
기술 현장에서도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인위적 통제가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공존의 필요성을 피력하는 목소리가 높다.
쉬즈쥔 화웨이 순환 회장은 "지정학적 긴장으로 기업들이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없고, 팔고 싶은 것을 팔 수 없는' 현실에 갇혔다"고 말했다.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나티시스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여전히 첨단 칩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이를 넘을 수 없는 장벽이 아닌 협상 가능한 자산으로 다루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양국 정상의 만남이 단순한 무기 자랑을 넘어 실질적인 경제적 기회비용을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테오 조반니니 중국·글로벌화센터 연구원은 "이번 회담의 핵심 질문은 어느 쪽이 더 많은 레버리지(주도권)를 가졌는가가 아니다"며 "어느 쪽이 이를 행사하는 과정에서 더 큰 경제적 비용을 기꺼이 감수할 배짱이 있느냐의 문제"라고 평가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jhlee2@yna.co.kr
이재헌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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