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환율 150~160엔…당국 개입에도 실질적 강세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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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최근 원화가 엔화 대비 강세를 이어가면서 엔-원 재정환율이 100엔당 860~880원대의 새로운 범위에 안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의 수출 구조와 재정 여건이 일본과 달라지면서 과거 원화가 엔화 움직임에 동조하던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타이 후이 JP모건자산운용 아시아 수석시장전략가는 22일 세계경제연구원(IGE)이 개최한 웨비나에서 "원화와 엔화의 교환비율은 몇 달 전만 해도 1엔당 9.2~9.6원 범위였지만 지금은 8.6~8.8원 범위에 들어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100엔당 원화값으로 환산하면 기존 920~960원대에서 860~880원대로 낮아졌다는 의미다. 엔화에 비해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강해진 셈이다.
그는 "엔화가 계속 상대적 약세를 유지한다면 엔-원 재정환율도 이 범위에 안착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한국 원화가 엔화와 비교해 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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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 관계 새 국면…"산업·재정 차별화"
후이 전략가는 과거 한국과 일본, 대만의 수출 구조가 유사해 원화와 대만달러가 엔화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경향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과 일본의 주력 수출 산업이 달라지면서 원화가 엔화보다 강세를 보일 요인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은 조선·화학·중공업 등에서 성공하며 수출 구조가 다각화됐다"며 "인공지능(AI)을 생각할 때 투자자들은 일본보다 대만과 한국을 먼저 떠올린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이 메모리 반도체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점을 원화의 상대적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JP모건자산운용 발표자료에 따르면 국내 메모리 수출은 지난해부터 가격 상승 효과를 따라 가파르게 증가했다. 글로벌 메모리 수요가 오는 2027년 말까지 확대되는 가운데 한국은 국가별 공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과 일본의 재정 여건 차이도 원화의 상대적 강세를 뒷받침할 요인으로 제시했다.
후이 전략가는 "한국의 재정 여건은 일본보다 훨씬 견조하다"며 "AI 호황과 이에 따른 추가적인 세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본은 지난 30~40년간 공격적인 재정정책을 펼쳤음에도 성장세를 충분히 되돌리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누적된 부채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시아 통화들은 대체로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겠지만 엔화와 원화만 놓고 보면 원화에 낙관적일 요인이 훨씬 많다"며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 정부의 정책도 시장 관점에서 더욱 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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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엔 환율 150~160엔 전망…"당국 개입 효과는 제한"
엔화는 당분간 달러당 150~160엔의 광범위한 약세 범위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후이 전략가는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일시적으로 엔화 표시 자산을 지지할 수는 있지만, 재정 부담과 자본 유출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그는 "당국의 개입에도 엔화가 실질적인 강세를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국제 자금이 일본으로 순유입되거나 일본 국내 투자자의 자금이 본국으로 돌아오는 움직임도 아직 뚜렷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은행(BOJ)이 4분기에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지만, 이 역시 시장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올해 초와 같은 급격한 상승세가 반복되기는 어렵지만, 한국·대만 등 동북아시아 증시는 다른 아시아 지역이나 미국 등 선진시장보다 우수한 수익률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후이 전략가는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 현상이 2027년에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한국 기업들은 견조한 판매와 수출 증가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향후 12~18개월 내 과거와 같은 메모리 반도체 하강 사이클이 한국 시장을 덮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한국 기술 기업의 경쟁력을 단기간에 다른 기업들이 따라잡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국채금리는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견조한 미국 경제, 주요국의 재정적자 등으로 내년 초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후이 전략가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2월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리고 내년 1분기에도 한두 차례 추가 인상할 수 있다며 "현재 채권은 6개월 전보다 투자 매력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jykim2@yna.co.kr
김지연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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