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눈에 띈 것은 0.25%포인트 금리 인상이 아니었다. 이번 인상이 연속 인상의 시작인지, 왜 의장 자신은 전망을 하지 않았는지, 중립금리를 어떻게 쓰는지, 단일지표나 시장가격이 결정을 이끌었는지를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기자회견은 이전보다 짧았지만 질문자는 적지 않았다. 시장은 회의 결과 못지않게 케빈 워시 의장의 정책 운영방식에 주목하고 있었다.
결정은 매파적이었다. 연준은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연 3.75~4.00%로 인상했고, 표결은 12대 0 만장일치였다. 전망을 제출한 18명 중에서 16명은 연말까지 적어도 한 차례의 추가 인상이 적절하다고 봤다. 정책금리 전망치의 중간값은 올해 말과 내년 말 모두 4.1%로, 한 차례 더 올린 뒤 높은 금리를 유지하는 경로다.
주목할 대목은 FOMC를 이끌고 있는 워시 자신이 그 경로와 거리를 둔 점이다. 그는 취임 후 경제전망요약(SEP)이 나온 두 차례 모두 자신의 전망과 금리 전망치를 제출하지 않았다. 동료들의 중간값을 설명하면서도 "그것은 나의 전망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추가 인상의 시기와 횟수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전망 분포는 추가 인상을 가리키지만 의장은 이를 자신의 약속으로 만들지 않았다.
워시의 침묵은 선택적이었다. 물가가 여전히 너무 높고 금융 여건은 긴축적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노동시장이 안정돼 있다는 판단은 명확히 설명했다. 반면 미래 금리 경로에는 입을 다물었다. 중립금리는 학술적으로 유용하지만 이번 결정의 운용 기준으로 삼지 않았고, 개별 지표에는 잡음이 많다며 추세를 강조했다. 불확실한 추정치로 미래 결정을 구속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점도표에는 분명 중요한 정보가 있다. 위원들의 정책 판단을 보여준다. 그 금리 전망치들은 발표 시점의 경제전망을 전제로 한 조건부 판단이나, 숫자가 선명한 만큼 시장의 강한 기준점이 되어 왔다. 기자회견 뒤 연내 추가 인상 확률은 77%에서 87%로, 두 차례 추가 인상 확률은 27%에서 37%로 높아졌다. 연준은 바뀔 수 있는 전망이라고 설명하지만, 시장은 경로로 읽는다.
이때 점도표를 둘러싼 소통은 일종의 동태적 비일관성 문제와 맞닿는다. 점도표에서 제시된 경로를 전제로 시장의 기대와 가격이 형성된 뒤 경제 여건이 달라지면 연준의 정책 경로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필요한 정책 수정조차 당초 제시한 경로를 뒤집는 일로 받아들여지면서 신뢰 비용을 발생시킨다.
워시의 방식은 약속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을 금리 경로에서 물가목표와 판단 절차로 옮기는 데 있다. 그는 중립금리와 산출갭처럼 관측할 수 없는 추정치를 정책에 직접 적용하는데 회의적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그의 방식은 2% 목표와 정책원칙에는 강하게 약속하되 수단은 새 정보에 따라 조정하는 '규율 있는 재량'이다. 경로는 덜 말하되 판단규율은 더 선명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시장가격과 정책 결정을 구분하려는 태도도 같은 맥락이다. 정책금리는 경제 상황에 맞게 조절되어야 하지만 시장이 예상한 연준 경로에는 종속돼서는 안 된다. 연준이 제시한 경로를 시장이 가격에 반영하고, 연준이 그 가격을 독립적인 신호처럼 읽는다면 '거울의 방'에 갇힌다. 워시는 시장가격에서 경제의 정보와 연준 자신의 메아리를 분리하려 한다.
커뮤니케이션 태스크포스가 SEP와 점도표를 바꿀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개별 금리 전망을 축소하거나 없앤다면 당장은 전망 분산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이 과거의 금리 전망보다 새 정보를 반영하여 가격조정이 효율적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위원들의 이견이 가려지고 그 정보 공백을 의장 발언과 비공식 신호가 채우게 된다면 불확실성과 정보격차만 커질 수 있다. 개편 자체보다 그 자리를 무엇으로 채우느냐가 관건이다.
성공 조건은 분명하다. 2% 물가목표와 연준 독립성에 대한 믿음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미래 금리 숫자를 덜 말하는 대신 어떤 추세를 보고, 물가와 고용 위험을 어떻게 비교하며, 어떤 조건에서 판단을 바꾸는지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중립금리를 운용 기준으로 쓰지 않는다면 정책 기조가 긴축적인지를 무엇으로 판단하는지 보여줘야 한다. 사전 경로 안내가 줄수록 사후 설명책임은 더 무거워진다.
이런 점에서 9월 FOMC는 두 층으로 읽어야 한다. 만장일치 인상과 점도표의 추가 인상 신호는 중요하다. 그러나 점도표의 중간값을 그대로 금리 곡선에 옮기는 것만으로는 워시 연준을 이해하기 어렵다. 이제 시장은 연준이 어떤 추세와 위험을 보고 어떤 원칙 아래 판단을 바꾸는지를 함께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
아직 낯설고 태스크포스의 결론도 나오지 않았다. 확인된 것은 완성된 새 체계가 아니라 방향의 변화다. 워시 변수의 성패는 그가 얼마나 적게 말하느냐가 아니라, 그 침묵을 얼마나 설득력 있는 원칙과 규율로 채우느냐에 달려 있다. (이승헌 숭실대 교수/ 전 한국은행 부총재)
장순환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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