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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국고채가 못 보는 것들…美中 회담·'10년물 5%' 촉각

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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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7일 마러라고에서 회동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추석 연휴로 국내 채권시장이 문을 닫는 사이 미·중 정상회담을 비롯한 굵직한 대외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연휴 이후 국고채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2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다시 뚫고 올라설지와 국제유가의 향방 등이 시장이 주목하는 재료다. 특히 미국시간으로 24일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두 변수의 방향을 가를 이벤트가 될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간 추가 관세 부과 유예 연장과 관세, 인공지능(AI)·반도체 규제, 희토류 등과 함께 이란 전쟁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채권시장 입장에서는 중국이 이란과 미국의 전쟁을 중재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지가 관심사다. 중국의 역할로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추가로 완화한다면 최근 나타난 국제유가 하락 흐름에 힘을 보탤 수 있어서다.

S&P글로벌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이란과의 관계를 활용해 전쟁 종식을 돕고 중동 해상 운송로 정상화에 협조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주요 구매국으로 이란에 상당한 경제적 영향력을 갖고 있다.

중동 긴장 완화로 국제유가가 추가로 떨어지면 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과 장기금리를 함께 낮추는 재료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중재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지정학적 긴장이 재차 고조될 경우 유가 반등과 함께 미 장기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다만 정상회담 자체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만큼 회담 결과에 선제적으로 베팅하기보다 유가와 미 국채금리의 실제 움직임을 확인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A은행의 채권딜러는 "시장에서 회담에 대한 큰 기대도 없고 미리 선반영한 것도 없어 여러모로 방향은 우호적일 수 있다"면서도 "미 10년물이 계속 5% 언저리에 있어 방향은 어디든 열려 있고 어떤 이벤트가 터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미 국채 10년물의 5%선은 연휴 기간 국내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확인해야 할 또 다른 핵심 지표다.

최근 미 10년물 금리가 5%를 넘나들면서 국내 장기금리 역시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이후에는 장기금리 급등에 대한 우려가 다소 진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선 딜러는 "최근 장기물 금리 급등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 10년물 금리가 추세적으로는 5% 부근에서 막히고 한 차례 내려올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높게 봤다.

연휴 중 발표되는 미국 경제지표도 연준의 추가 인상 기대와 국채금리를 움직일 수 있다.

24일 밤에는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발표되고 25일에는 내구재 주문과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 등이 예정돼 있다. 고용과 소비·투자가 예상보다 견조하거나 기대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질 경우 연준의 추가 긴축 기대를 자극할 수 있다.

일본은행(BOJ)의 후속 메시지와 엔화 움직임도 지켜봐야 한다. BOJ가 이달 정책금리를 1.25%로 25bp 인상한 가운데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수입물가를 통해 추가 인상 기대를 자극하고 일본 장기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일본 금융시장은 21~23일까지 휴장하고 24일부터 다시 문을 연다. 금리 인상에 대한 평가를 일본국채(JGB)가 본격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긴 연휴 직후 나타나는 특유의 가격 움직임도 경계하고 있다.

B증권사의 채권딜러는 "지난 몇 년간 추석 연휴에서 복귀한 첫날 흐름을 보면 베어 스티프닝이 나타난 경우가 많았다"며 "특히 연휴에 들어가기 직전 큰 폭의 강세가 나타났다면 그럴 가능성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는 과거의 패턴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가 금리 인상 사이클 초입인 데다 국내 수익률곡선 역시 장기물이 상대적으로 더 오르는 스티프닝보다는 플래트닝 압력을 받고 있어서다.

A딜러는 "금리 인상기 초입이어서 스티프닝 자체가 추세적으로 나타나기는 당장은 어려워 보인다"며 과거 추석 이후의 패턴을 올해 시장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연휴를 앞두고 방향성 베팅보다 포지션 관리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C증권사의 채권딜러는 "미·중 정상이 만난다면 서로 충돌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우호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롱이 맞아 보일 수도 있다"면서도 "지금은 방향보다 리스크 관리가 더 큰 이슈"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단기물 약세로 손실이 커진 상황에서 연휴를 겨냥한 포지션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제한적인 반면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휴가 끝난 뒤에는 국내 수급 변수도 기다리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내달 1일 10월 국고채 발행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장기·초장기물 발행 규모에 따라 연휴 중 누적된 해외 금리 움직임이 국내 장기금리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연휴 이후 국내 채권시장 방향을 결정할 변수로 미국 10년물 금리와 국제유가 및 달러-원 환율, 국고채 발행계획, 외국인의 국채선물 포지션 등을 꼽았다.

미국 금리가 안정되고 유가와 환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장기물 공급까지 줄어들 경우 연휴 이후 5~10년물을 중심으로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미 10년물이 5% 위로 올라서고 고유가와 원화 약세, 장기·초장기물 공급 증가가 겹치면 국고채 장기물을 중심으로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연휴 직후 첫 거래일에는 이들 대외 변수가 한꺼번에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첫날 움직임 자체가 과장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시장 참가자들은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매와 국내 기관의 저가매수 유입 여부까지 확인한 뒤 연휴 이후 방향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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