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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 4만弗] 늘어난 돈, 어디로 갔나…반도체→지갑 연결고리는

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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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률 사상 최고…소비도 회복, 기업이익은 더 빨리 늘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올해 4만5천달러 안팎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례적으로 불어난 국민소득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24일 한국은행의 국민소득 통계를 토대로 연합인포맥스가 현재 수준의 달러-원 환율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인구가 소폭 감소한다는 가정을 적용할 경우 올해 1인당 GNI는 4만5천달러 안팎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3만6천963달러보다 약 21.7% 증가하는 수준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11일 송고한 '하반기 '제로 성장'해도 올해 명목 GNI 20%대 증가…1인당 4만5천弗 안팎'' 제하 기사 참고)

지난 8일 김화용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2026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 설명회에서 "연간으로 명목 GNI 증가율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환율이 안정화하면 미달러화 기준 1인당 GNI가 4만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요 한은 관계자는 올해 1인당 GNI 전망에 대해 "4만달러에 턱걸이하는 정도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며 4만4천∼4만5천달러 이상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반면 소비의 경우 최근 전년 동기 대비 2%대 후반의 증가율을 나타내는 등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으나, 기업소득이 워낙 빠르게 불어나면서 소비 증가 속도를 크게 앞질렀다. 그 결과 2분기 총저축률은 45.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4만5천달러의 힘은 '반도체 기업소득'

국민소득을 빠르게 끌어올린 중심에는 반도체 기업이 있다.

2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9.2%,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979년 3분기 27.7%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기업의 이익을 나타내는 총영업잉여는 제조업과 금융·보험업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18.5% 급증했다. 관련 통계가 공표된 2010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반면 임금 등을 나타내는 피용자보수 증가율은 전기 대비 1.9%였다.

한은 관계자는 "소비도 늘었지만 반도체 기업 두 곳을 중심으로 기업소득인 총영업잉여가 워낙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반도체 가격 상승과 수출 호조로 일부 대형 기업의 이익이 크게 늘면서 국민경제 전체의 명목소득 증가율을 끌어올린 셈이다.

명목 GNI도 2분기 전기 대비 8.8% 증가했다. 1분기 11.0% 증가한 데 이어 두 분기 연속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3분기와 4분기 명목 GNI가 2분기 수준에서 전혀 증가하지 않는다고 단순 가정해도 연간 명목 GNI는 약 3천319조원으로 지난해보다 20% 이상 증가한다.

◇소비도 2% 후반까지 회복…그래도 저축률 사상 최고

증가한 소득은 소비로 그대로 이어지지 않았다.

2분기 총저축률은 관련 통계가 공표된 1970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해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같은 기록적인 저축률을 단순한 '불황형 저축'으로 보기 어려운 것은 소비 자체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질 민간소비 증가율을 보면 2023년 이후 연간 1%대에 머물렀지만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7%까지 높아졌다.

지난해에도 상반기 0.7%에서 하반기 2.0%로 증가 폭이 확대되는 흐름을 나타냈다.

올해 2분기 민간소비 역시 재화와 서비스 소비가 모두 늘면서 전기 대비 0.4% 증가했다.

가계의 구매력도 개선됐다.

물가 영향을 제거한 실질 가계총처분가능소득은 2분기 전기 대비 2.1%, 전년 동기 대비 5.5% 늘었다.

이동원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장은 연합인포맥스에 "소비도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며 현재의 높은 총저축률에 대해 "워낙 기업소득이 늘면서 전체 소득이 커져서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가 위축돼 저축이 쌓였다기보다는 소득이 소비보다 훨씬 빠르게 늘면서 국민경제 전체의 저축률을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총저축률은 계속 상승하기보다는 소득과 소비 증가 속도가 점차 수렴하면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에서 다른 산업으로…'소득 확산'이 다음 과제

향후 관건은 반도체에서 창출된 막대한 기업소득이 다른 경제 부문으로 얼마나 확산하느냐다.

기업소득이 임금과 배당 등을 통해 가계로 이전되면 소비 여력을 높일 수 있다. 기업이 설비와 연구개발(R&D) 등에 재투자하면 생산능력과 성장잠재력 확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소득 증가가 일부 기업과 산업에 집중된 채 다른 부문으로 충분히 확산하지 못한다면 기록적인 국민소득 증가와 가계가 느끼는 체감 경기 사이의 괴리는 더욱 커질 수 있다.

2분기 국내총투자율은 24.2%로 전분기보다 1.1%포인트 낮아진 반면 국외투자율은 21.4%로 5.1%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설비투자가 증가했음에도 총처분가능소득이 더 빠르게 늘면서 국내투자율이 낮아진만큼 늘어난 소득 가운데 국내 투자로 흡수되지 않은 부분이 국외투자 확대 등으로 나타난 셈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성장산업을 육성하는 게 과제로 남게 됐다.

반도체 이외에도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육성해 성장잠재력을 높이면 산업 간 소득 격차를 완화하는 동시에 소득 증가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재정정책을 통한 분배와 미래 성장산업 육성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도 최근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명목소득 증가세에 대해 "고도성장기에나 나올 법한 숫자들이 나오고 있다"며 소비와 자산시장 등으로 파급될 가능성을 통화정책에서도 중요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10일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발표했다.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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