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인당 국민소득 4만5천달러 안팎 추정…정부·한은도 낙관적 전망
12년 걸린 4만달러 돌파에 구조개혁 부족 지적…지나친 의미부여 경계론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4만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나라가 '고소득 선진경제'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망대로 결과가 나온다면 한국은 인구 5천만명 이상 국가 중 1인당 GNI 4만달러를 돌파한 6번째 국가가 된다.
다만, 1인당 GNI가 3만달러에서 4만달러까지 가는 데 12년이 걸린 만큼 그간 과감한 구조개혁이나 혁신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4일 연합인포맥스가 한국은행의 국민소득 통계를 토대로 명목 GNI를 추산한 결과 올해 우리나라의 1인당 GNI는 약 4만5천달러로 지난해(3만6천963달러)보다 21.7%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추산에는 올해 3분기와 4분기 명목 GNI가 각각 전기 대비 0% 증가하고, 현재 수준의 달러-원 환율이 연말까지 이어진다는 가정이 적용됐다. 인구는 소폭 감소할 것이란 가정이 포함됐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명목 GNI는 778조5천억원으로 전기 대비 11.0% 늘었고 2분기에는 846조9천억원으로 다시 8.8%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각각 17.1%, 26.4%에 달했다.
3분기와 4분기 명목 GNI가 2분기와 같은 846조9천억원에 머문다고 가정하면 올해 연간 명목 GNI는 약 3천319조2천억원이 된다.
여기에 달러-원 환율이 현재 수준을 유지해 연평균 환율이 1,430원 안팎을 기록할 것이라고 단순 가정하고 올해 인구가 5천160만9천121명으로 작년보다 약 7만4천명 감소할 것이란 국가데이터처의 장래인구 중위추계를 반영하면 올해 1인당 GNI는 약 4만5천달러로 계산된다.
한은은 연간 명목 GNI를 추계인구로 나눠 1인당 GNI를 산출하며 국제 비교를 위해 연평균 환율을 적용해 미 달러화로도 표시한다.
정부와 한은은 남은 기간 경제 충격이나 환율 급등 등 이례적인 상황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해 1인당 GNI가 4만달러를 무난하게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5일 인사청문회에서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기인한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수출과 투자를 비롯한 주요 경제지표가 개선되며 경기 회복의 흐름도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며 "소비와 고용도 시차를 두고 개선되면서, 금년도 3% 성장이 가시화되고, 1인당 국민소득도 4만달러대로 한 단계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화용 한은 국민소득부장도 지난 8일 브리핑에서 "연간으로 명목 GNI 증가율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환율이 안정화하면 미 달러화 기준 1인당 GNI가 4만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올해 1인당 GNI는 내년 3월 국민소득 잠정 통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민아 제작] 일러스트
전망대로 결과가 나온다면 우리나라는 인구 5천만명 이상 국가 가운데 미국·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에 이어 6번째로 '4만달러 국가 클럽'에 들어가게 된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우리나라의 1인당 GNI는 67달러에 불과했다.
이후 고도성장기를 거쳐 1994년 1만달러, 2005년 2만달러 벽을 차례로 넘었다. 3만달러를 돌파하는 것은 12년 전인 2014년이다.
10년 넘게 3만달러대에 머물렀던 1인당 GNI가 올해 들어 급증한 배경에는 반도체 수출 호황이 있다. 반도체 가격과 기업 이익이 급증하면서 명목 GNI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1인당 GNI 4만달러 달성은 한국이 '고소득 선진경제'로 진입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다만, 1인당 GNI가 3만달러에서 4만달러까지 가는 데 12년이 걸렸다는 점은 그만큼 다른 선진국에 비해 구조개혁이나 혁신이 부족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독일(12년)을 제외하면 미국(7년), 영국(2년), 프랑스(3년), 이탈리아(4년) 등 주요국들은 1인당 GNI가 3만달러에서 4만달러로 가는 기간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짧았다.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국민소득 5만달러를 목표로 제시하면서도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이런 상황을 직시했기 때문이다.
올해 1인당 GNI가 4만달러를 돌파하더라도 반도체 경기나 대외 경제 변수에 따라 다시 4만달러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만큼 숫자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한 전직 고위 경제관료는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돌파는 우리나라의 경제 체급이 커졌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지만 숫자 자체가 가지는 의미는 크지 않다"며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끝나면 다시 3만달러대로 내려앉을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의 경우 1인당 GNI가 한때 4만달러를 넘었지만 성장 정체와 엔화 약세로 2024년부터 다시 3만달러대로 내려왔다.
wchoi@yna.co.kr
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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