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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딱 한 권'…증권가 책벌레 리더들이 꼽은 책①

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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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의 연휴 시작됐다…무슨 책 읽을까

금융투자 업계 리더 8인의 추천 도서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분초를 다투는 증권가에서 종이책은 여전히 건재하다. 치열한 여의도 바닥에서 살아남은 증권맨들 중엔 유독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이 많다.

책에서 종목을 발굴하려는 게 아니다. 생각할 시간을 물리적으로 확보하려는 목적이 크다. 투자를 잘하려면 한량처럼 살아야 한다는 말도 있다. 바쁘게 사람을 만나고 업무에 쫓기기만 하다간 정작 깊이 생각하고 고민할 틈이 없단 얘기다.

장르는 중요치 않다. 투자 서적만 파고드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소설과 에세이 위주로 읽는 사람도 많다. 아는 분야는 복기하며 곱씹을 수 있고 낯선 분야를 읽으면 굳어진 생각을 깨고 시야를 넓히기 좋다.

책 한 권 가격은 대개 1만5천원 안팎이다. 몇 시간이면 저자의 수십 년 치 노하우를 얻을 수 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 아웃풋을 뽑는다는 점도 어쩌면 여의도 스타일이다.

이번 추석 연휴는 주말을 포함해 나흘이다. 국내 증권시장도 잠시 멈춘다.

연합인포맥스는 24일 금융투자업계의 소문난 책벌레들에게 연휴 동안 읽을 책들을 추천받았다.

◇KCGI 강성부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강성부 KCGI 의장은 한때 책 수집이 취미였을 만큼 소문난 다독가였다. 요즘은 눈 건강을 위해 유튜브와 인공지능(AI) 툴도 적극 활용한다고 했다.

최근 책을 보는 방식에 변화를 주고는 있지만, 독자들에게 권할 책으로는 오랜 시간 곁에 둔 종이책 두 권을 골랐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와 이나모리 가즈오의 '아메바 경영'이다. 전자는 개미 투자자들에게, 후자는 경영자들에 권하는 책이다.

강 의장은 책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에 대해 "투자에서 마주하는 인간의 이성과 감성, 탐욕과 공포를 가장 체계적이고 쉽게 설명한다"며 "말이 필요 없는 명저"라고 밝혔다. 덧붙여 "코스톨라니는 생의 마지막까지 자신의 투자 철학을 실천하고 수익률로 증명했다"고 했다.

책 '아메바 경영'을 쓴 고(故) 이나모리 가즈오 명예회장은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렸다. 전자부품 기업 교세라를 창업해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 명성을 떨치면서다.

강 의장은 이나모리 회장을 전 세계에서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경영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과 중국 1천여곳 적자기업을 흑자로 돌린 영웅"이라며 "경영의 철학을 어떻게 실제에 적용해 성공으로 이끄는지 궁금한 이들에게 해답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 엄주성 '리더는 AI에게 질문하지 않는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김희연 작가의 책 '리더는 AI에게 질문하지 않는다'를 추천했다. "쉽고 빨리 읽히면서도 실용적으로 도움을 크게 얻었다"는 이유에서다.

엄 대표는 다독가라기보단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오래 정독하는 편이다. 주로 신산업과 신기술의 흐름을 다룬 책을 골라 읽는다. 요즘 관심사는 단연 AI다. 산업과 경영 현장 어디서든 AI가 화두로 떠오른 만큼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넥스트증권 김승연 '콘텐츠의 지배자들'

차세대 플랫폼 증권사로 주목받고 있는 넥스트증권의 김승연 대표는 최은수 작가의 '콘텐츠의 지배자들'을 권했다.

김 대표는 "금융업도 이제는 좋은 상품과 낮은 수수료만으로 경쟁하는 시대를 넘어서야 한다. 누가 투자자 시간과 관심을 확보할 것인가가 중요해진 것"이라며 "책은 콘텐츠가 어떻게 사람을 모으고, 브랜드를 만들며, 결국 비즈니스와 시장의 경쟁력을 바꾸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AI로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된 세상에 살고 있다"며 "금융을 비롯한 모든 산업의 미래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라고 밝혔다.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 대표만의 '입체적인' 독서법은 이미 증권가에서 유명하다. 그는 책을 세 갈래로 구분해 읽는다.

첫째는 앞으로 돈이 될 만한 기술의 기초를 다룬 책이다. 관련 지식을 먼저 쌓아야 이후 접하는 기사나 자료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단 판단이다. 둘째는 시장 분석에 도움을 주는 책이다. 그가 특히 추천한 책은 차트를 보여주고 해석하는 법을 다룬 켄 피셔 '불변의 차트'다. 셋째는 소설책이다. 감수성을 기르기 위해 부커상 등 세계 주요 문학상 수상작 등을 일부러 읽는다.

김 대표는 이렇게 책들을 수집해 한 번에 7권가량을 읽는 이른바 '병렬독서'를 한다.

그는 "mRNA 백신 등 낯선 산업을 봐야 할 땐 기초 책부터 두세 권씩 읽는 습관이 있다. 소설은 내키진 않지만 일부러 읽는다"며 "읽을거리의 폭을 넓히니 세상을 보는 관점이 꾸준히 트인다"고 했다.

◇블래쉬운용 백지윤 '죽음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인생은 설계할 수 있다'

유명 슈퍼개미 출신인 백지윤 블래쉬자산운용 대표는 비탈리 카스넬슨의 책 '죽음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인생은 설계할 수 있다'를 추천했다. 일과 삶을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구분하라는 게 큰 주제다.

백 대표는 "되돌아보면 일에 매몰된 삶을 살지 않았나 후회될 때가 있다"며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다른 취미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절감한 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이 업인 사람도 시장에 매몰돼선 안 된다"며 "바쁜 일상에서 책을 펼치는 이유도 삶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돌아보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넥스트레이드 소병기 '돈의 방정식'

소병기 넥스트레이드 본부장(상무)은 격무로 힘겨울 때면 인문학이나 경제·경영 책으로 머리를 식히곤 한다. 최근 읽은 책 중 모건 하우절의 '돈의 방정식'을 골랐다. 돈을 버는 기술보다 돈 앞에서 흔들리는 마음을 다룬 책이다.

소 본부장은 "재정적 성공은 지능보다 탐욕과 공포를 다스리는 태도에 달려 있다"며 "자기 속도로 부를 쌓아가고 싶은 사회 초년생들에게 권한다"고 했다.

◇우리운용 한창훈 '명화로 보는 오디세이아'

한창훈 우리자산운용 최고전략책임자(CSO·상무)는 호메로스의 '명화로 보는 오디세이아'를 추천했다. 오디세이아의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따라갈 수 있어 연휴에 편히 읽기 좋단 설명이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상무는 평소 역사책을 즐겨 읽는다. 과거엔 재테크 책도 많이 봤지만, 책 속에서 투자의 정답을 찾기는 어려웠다고 한다. 역사를 안다고 미래가 보이는 건 아니다. 그래도 지금 벌어지는 일을 남들보다 깊고 정확히 이해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시간이 금이라 주변에서 입 모아 추천한 책만 읽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며 "이번 연휴에는 다른 사람한테서 건네받던 책 추천을 독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금감원 심은섭 '권력의 원리: 인간관계의 법칙'

심은섭 금융감독원 전자금융검사국장은 오재록의 '권력의 원리: 인간관계의 법칙'을 추천했다. 권력은 정치인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심 국장은 "물리 개념으로 권력의 작용과 반응을 설명하는 방식이 신선하고 이해하기 쉽다"며 "가정과 일터에서 내가 무심코 행사한 힘이 상대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작은 고민은 더 큰 질문으로 이어진다. 사회문제에 대한 고찰이다.

그는 "국가 권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치열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라며 "약자가 힘을 모으는 일도 존중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자신의 자유와 타인의 권리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mkshin@yna.co.kr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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