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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노조재편①] 7.6만 조합원이 5만명대로…무슨 일 있었나

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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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첫 과반노조 5개월 만에 DS 중심 '반도체 노조'로 재편

동행 3만900명·전삼노 2만4천명…5개 노조 중 '3강' 체제로

[※편집자주: 삼성전자 노동조합 지형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한때 7만6천명까지 늘었던 최대 노조는 반도체 부문인 디바이스솔루션(DS) 중심으로 재편됐고, 가전·스마트폰·TV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직원들은 별도 노조로 결집하고 있습니다. 사업부별 성과급 격차가 노조 분화를 촉발한 가운데 향후 DS와 DX가 별도 교섭에 나설 수 있을지도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삼성전자 노조 재편의 배경과 보상 격차, 향후 교섭 구조를 3회에 걸쳐 짚어봅니다.]

삼성전자 DX 노조, 이재용 회장 자택앞 집회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8일 용산구에 위치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 중심으로 구성된 노동조합 '동행' 조합원들이 보상 격차 해소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26.9.18 hama@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삼성전자[005930] 창사 이후 처음으로 과반 노조 지위를 확보했던 최대 노동조합이 불과 5개월 만에 사실상 '반도체 노조'로 축소 재편됐다.

한때 조합원이 7만6천여명까지 늘었던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앞으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직원만 조합원으로 받는다.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 상당수는 초기업노조를 떠나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등으로 이동했다. 한 회사 안에서 사업부별 이해관계가 갈리면서 노조 지형도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는 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동행노조, 구미네트워크노조, 사무직노조 등 총 5개 노조가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사실상 세력 경쟁을 벌이는 곳은 3대 노조다.

지난 18일 기준 초기업노조 조합원은 약 5만3천명, 동행노조는 약 3만900명이다. 전삼노도 최근 약 2만4천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다.

구미네트워크노조와 사무직노조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

노조 간 중복 가입도 가능해 각 노조의 조합원 수를 단순 합산한 숫자가 전체 노조 가입자 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초기업노조는 지난 4월 삼성전자 최초의 과반 노조이자 법적 근로자대표 지위를 확보했다. 임금교섭 과정에서 조합원 수는 한때 7만6천여명까지 늘었다.

그러나 5월 임금협상 타결이 분기점이 됐다.

초기업노조와 전삼노, 동행노조는 당초 공동투쟁본부를 꾸렸지만, 동행노조가 DX 직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탈했다. 이후 초기업노조와 전삼노가 사측과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조별 표심도 엇갈렸다. 초기업노조에서는 80.6%가 찬성했지만, 전삼노의 찬성률은 21.1%에 그쳤다. 전체 투표에서는 73.7%의 찬성으로 합의안이 가결됐다. 공식 투표 대상에서 빠진 동행노조의 자체 투표에서는 99% 이상이 반대했다.

합의 이후 초기업노조에서 이탈이 급증했다. 5월 28일 7만명 선이 무너졌고 6월 4일에는 5만8천270명으로 줄면서 과반 노조 지위도 잃었다.

다만 이탈이 DX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DS 안에서도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부를 중심으로 보상 격차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

잠정 합의안 서명하는 삼성전자 노사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하고 있다. 2026.5.20 [공동취재] xanadu@yna.co.kr

그럼에도 이후 재편 방향은 뚜렷했다.

8월 말 기준 DS 직원의 68.4%가 초기업노조에 가입한 반면 DX 직원 가운데 초기업노조 가입자는 약 1%에 그쳤다. 반대로 DX 직원의 60.5%는 동행노조에 가입했고 DS 직원의 동행노조 가입 비중은 0.8%였다.

초기업노조는 이를 아예 규약에 반영했다.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 총회에서 가입 자격을 DS 노동자로 제한하는 개정안이 투표자 2만8천680명 가운데 96.3%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다만 삼성전자 노조 지형을 단순히 'DS는 초기업, DX는 동행'으로만 나누기는 어렵다. DS와 DX 조합원이 함께 있는 전삼노가 2만4천명 규모의 제3축으로 남아 있고, DS 내부에서도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때 삼성전자 전체 직원을 대표하겠다던 최대 노조가 '반도체 노조'를 택하면서 노조 재편의 초점은 이제 내년 교섭 구조로 옮겨가고 있다.

초기업노조와 동행노조의 향후 교섭 방향도 정반대로 갈리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내년 교섭과 관련해 "2027년 교섭 역시 부문별 실태를 반영한 요구안 설계가 불가피하다"며 DS와 DX의 교섭 분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동행노조는 DX 구성원의 목소리를 반영하려면 DS와 함께하는 공동교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동행노조는 지난 18일 이재용 회장 자택 앞 집회에서도 사측에 공동교섭의 틀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한때 하나의 과반 노조 아래 모였던 삼성전자 직원들이 이제는 사업부별 노조로 갈라선 데 이어 내년에는 교섭 방식까지 놓고 서로 다른 길을 택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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