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치달은 반도체 vs 非반도체
"반도체 측 독단적 의사결정이 문제"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열리는 준법감시위원회 정례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9.15 jin90@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삼성전자[005930] 노노갈등이 반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노사협상 중 복수노조 협력체제가 균열이 간 이후 노조 간 공방이 이어지는 등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분위기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등 외부에서는 삼성전자 노노갈등을 문제 삼으며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 노동조합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와 DX(완제품) 부문 노조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가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초기업노조와 동행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공동투쟁본부를 꾸려 2027년 임금 및 단체협약 공동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동행노조는 지난 5월 4일 초기업노조와 전삼노에 공동교섭단 종료 공문을 보내며 공동투쟁본부 탈퇴를 공식화했다.
TV와 가전제품 등 사업을 영위하는 DX 부문 중심인 동행노조는 탈퇴 배경으로 반도체 부문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지적했다. 동행노조는 공문에서 "우리 노조가 특정 분야의 조합원이 아닌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발의 및 요청에도 귀 조합(초기업노조·전삼노)에서는 현재까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고, 심지어 협의하려는 의사조차 보이지 않는 등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우리 노조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상황과 현실에 이르게 됐다"고 비판했다.
복수노조가 공동교섭 중 성과급 제도 개편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내세웠는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DS 부문과 DX 부문의 보상 수준에 차이가 발생하면서 이해관계가 엇갈리게 됐다. 전사 실적 중 얼마를 공동재원으로 보고 이를 어떻게 나눌 것인지를 놓고 내부 균열이 커졌다.
사실 공동투쟁본부의 중심인 초기업노조는 과거 DX 중심의 노조로, 삼성전자 DX 노조가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한 조직이었다.
그러나 2025년 9월 반도체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상한 폐지로 박탈감을 느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직원들을 초기업노조가 대거 흡수하면서 구성이 달라졌다. 2025년 8월 6천명 규모였던 초기업노조가 반도체 직원 중심의 7만명대 조직으로 급성장했다.
여기에 더해 2025년 11월 DS 부문 메모리 사업부 평택사업장에서 근무한 최승호 위원장이 2대 초기업노조 위원장으로 당선되면서 '반도체 중심'이라는 초기업노조의 색깔이 강해졌다.
초기업노조와 전삼노는 동행노조의 공동투쟁본부 탈퇴 이후에도 사측과 협상을 이어갔고, 지난 5월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쟁취했다. 그 결과 반도체 부문 내 메모리 사업부는 연봉 1억을 기준으로 1인당 6억원가량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는데, DX 부문은 연봉 대비 50%라는 상한이 있는 기존 성과 인센티브(OPI) 외에는 600만원 규모의 자사주만 받게 됐다.
DX 부문은 DS 중심 임금협약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법원에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도 제기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측과 DS 부문 노조는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한다'는 원칙에 따라 임단협이 맺어졌다는 입장이지만, DX 부문은 삼성전자가 하나의 회사로서 각 부문이 서로를 도와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이 불황 때 DX 부문의 수익으로 고용과 투자를 이어갔으며, DX 부문에 반도체를 팔아서 낸 수익으로 성과급 잔치를 한다는 지적이다.
초기업노조와 동행노조 간 감정싸움이 격해진 가운데, 상대 노조를 겨냥한 원색적인 비하 발언도 잇따르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이달 동행노조에 '동행 소통방 내 임직원 및 최승호 위원장 대상 폭력적 표현·비하 발언에 대한 공식 입장 및 재발방지대책 요구'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는데, 공문과 함께 제시된 소통방 캡처에는 "사제 폭탄이라도 만들어서 던지고 싶은 지경" "최대한 고통스럽고 끔찍한 최후를 당했으면' 등 수위 높은 발언이 담겼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노동소위원회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내부 노동 이슈를 살펴볼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노동소위원회를 열어 삼성그룹 내 노사 자문 그룹으로부터 노동 이슈를 보고받았다. 이찬희 삼성 준감위 위원장은 지난 15일 4기 준감위 정례회에 앞서 "향후에도 노동소위원회를 지속해 활성화하며 여러 전문가로부터 자문할 계획"이라며 "삼성 내에서 노사 문제가 중요한 쟁점이 된다면 노동소위원회가 좀 더 활성화되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ytseo@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