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컵라면 시장 1위 제품인 농심[004370] 육개장사발면 가격이 1천200원이 됐다. 10년 전 800원에서 400원, 50% 올랐다. 서민 먹거리의 가격표가 움직이는 속도도 빨라졌다.
[출처: 농심]
◇ 5년에 한 번에서 1년 5개월로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달 1일 용기면 18개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6.0% 인상했다. 육개장사발면은 소매점 기준 1천100원에서 1천200원으로 조정됐다.
육개장사발면은 1982년 11월 나온 농심의 첫 용기면으로 2011년 이후 용기면 시장 1위를 지켜왔다.
이 제품은 2016년 12월 800원에서 850원으로 오른 뒤 2021년과 2022년 인상을 거쳐 편의점에서 1천원에 팔렸다. 지난해 3월 인상 뒤에는 1천100원으로 바뀌었다. 1천원 한 장으로 살 수 있는 컵라면이 편의점 진열대에서 사라진 시점이다.
인상 간격도 좁혀졌다.
농심의 라면값 인상 간격은 2016년 12월까지 5년 1개월, 2021년 8월까지 4년 8개월이었다. 그 뒤로는 2022년 9월까지 1년 1개월, 지난해 3월까지 2년 6개월, 올해 8월까지 1년 5개월로 줄었다.
10년간 다섯 차례 인상 가운데 네 번이 최근 5년에 몰렸다.
◇ 봉지는 내리고 사발은 올렸다
올해는 방향도 엇갈렸다.
농심은 지난 4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안성탕면 등 주요 봉지면 12종을 평균 6.7%, 쫄병스낵 4종을 평균 7.8% 낮췄다. 육개장사발면의 맛을 옮긴 봉지면 '육개장라면'도 인하 대상에 포함됐다.
4개월 뒤 인상에서는 라면 매출의 63%를 차지하는 봉지라면 전 품목이 빠졌다. 같은 육개장 맛인데 봉지는 내리고 사발은 오른 셈이다.
농심은 고환율·고유가에 따른 포장재 가격 급등과 국내 수익성 악화, 협력사 납품가 인상을 사유로 제시했다. 다른 업체도 뒤따랐다. 오뚜기는 이달 컵라면 29개 제품을 평균 6.7%, 팔도는 용기면 12종을 평균 5.5% 각각 올렸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용기면이 농심 라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판가 인상 효과는 4분기부터 온기 반영될 것"이라며 "올해보다는 내년 추정치 조정 폭이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나증권은 판매량 저항이 없다고 가정하면 용기면과 스낵 가격 인상을 감안한 농심의 내년 별도·연결 영업이익이 기존 추정치보다 각각 15%, 10%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추산했다.
◇ 물가 지표로 번지는 인상분
인상분은 물가 통계에 순차적으로 잡힌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8월 가공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1.5% 뛰었다. 7월 1.0%에서 오름폭이 0.5%포인트 커졌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두 달 만에 3%대로 되돌아갔다.
라면값은 연초부터 가팔랐다. 1월에 라면 물가 상승률은 8.2%로 2023년 8월 9.4% 이후 가장 높았다.
업계가 내세운 원가 명분과 지표 사이에는 간극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수입 물가는 전월보다 2.4% 내려 석 달째 하락했다.
9월 인상분까지 반영된 지수는 다음 달 초 나온다.
이지호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2일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저효과의 소멸로 8월보다 낮아지겠으나 근원 품목을 중심으로 기조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농심은 대형마트와 편의점, 이커머스에서 할인과 증정 행사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출처: 농심, 연합인포맥스 AI 생성이미지]
msbyun@yna.co.kr
변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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