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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든 스크린 늘어난 특별관…영화관의 셈법

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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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 줄이는 대신 리클라이너 등 고급화로 매출 극대화

극장 덜찾는 이유 1위는 '가격'…지갑 열 콘텐츠 절실

(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극장이 문을 닫는 속도와 특별관이 늘어나는 속도가 함께 빨라지고 있다.

관객을 더 모으기보다 찾아온 관객에게서 더 받아내는 쪽으로 영화관 사업의 무게중심이 옮겨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 극장도 스크린도 좌석도 줄었다

26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에서 영업 중인 극장은 547개로 1년 새 23개 감소했다.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39개가 사라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스크린은 142개, 좌석은 3만919개 줄었다. 좌석은 4년 연속 감소세다.

올해도 흐름은 비슷하다.

CJ CGV[079160] 반기보고서를 보면 국내 영화관은 2024년 196개에서 올해 상반기 176개가 됐다. 같은 기간 스크린은 1천358개에서 1천219개로 139개 빠졌다. 이 가운데 96개가 회사가 직접 투자해 운영하는 직영관이다. 극장주에게 운영 서비스만 제공하는 위탁 영화관은 70개로 변동이 없다. 자기 자금이 들어간 곳부터 정리한 셈이다.

CJ CGV 9월 특별관 상영작 모음

[출처: CJ CGV]

◇ 특별관은 의자부터 바꿨다

특별관은 반대로 움직였다. 지난해 전국 특별관은 1천232개로 80개 늘었다. 전체 스크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3.7%에서 39.1%로 올라섰다. 스크린 10개 중 4개가 일반관이 아니라는 뜻이다.

내용을 뜯어보면 좌석 업그레이드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별관 1천232개 가운데 1천13개가 리클라이너 같은 좌석형이고, 아이맥스와 돌비 시네마를 포함한 화면·음향 특별관은 120개에 그친다. 지난해 증가분도 좌석이 92개였던 반면 4D는 3개, 고급관은 10개 축소됐다. 스크린이 4.3% 줄어드는 동안 좌석이 7.1% 빠진 배경이기도 하다. 한 관에 의자를 적게 놓고 값은 더 받는 방식이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극장 사업자들이 고급화 전략에 나서며 일반관을 줄이고 리클라이너 등 좌석 관련 특별관을 확대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늘리는 속도도 꺾였다.

특별관은 2024년 138개 증가했지만 지난해 증가폭은 80개로 좁혀졌다.

영진위는 기술적 기준보다 극장의 프로모션 차원에서 특별관을 지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 1인당 매출로 메우는 영화관

전략은 수치로 드러난다.

올해들어 8월까지 극장 매출은 36.4% 증가했지만 관객 증가율은 28.9%에 머물렀다. 영진위 자료로 계산한 1인당 매출은 1만295원으로 1년 전보다 568원 올랐다.

CGV도 다르지 않다. 티켓 매출 대비 팝콘과 음료 등 매점 매출의 비중은 팬데믹 직전인 2019년 28%에서 지난해 42%로 뛰었다. 별도 기준으로 지난해 티켓 매출이 3천483억원, 매점 매출이 1천455억원이었다. 회사도 반기보고서에 멀티플렉스 매출이 관람객 수와 1인당 티켓값, 1인당 매점 지출에 좌우된다고 명시했다.

비용도 덜어냈다. 별도 기준 인건비는 2019년 1천706억원에서 지난해 1천224억원으로, 사용권자산 감가상각비는 881억원에서 698억원으로 줄었다. 미소지기를 뺀 임직원은 1천423명에서 올해 2분기 894명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본업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상반기 멀티플렉스 운영 부문은 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4억원에서 줄었을 뿐이다. 전사 영업이익 201억원은 4DX와 스크린X 장비를 파는 기술특별관 부문과 IT서비스가 만들어냈다.

◇ 단가로 버틸 수 있을까

증권가는 이러한 방향을 체질 개선으로 평가했다.

삼성증권은 OTT의 일상화로 기존 영화관 사업 모델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면서 멀티플렉스의 변화가 선택이 아닌 과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비용 구조 개선과 영화관 경쟁력 강화가 병행되며 점포 효율성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영화관 축소 국면이 끝나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KB증권은 CGV의 영화관 수가 최근 5년간 약 190개에서 176개까지 줄었다며 점진적인 추가 감소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변수는 가격이다.

영진위 설문 조사에서 극장을 덜 찾게 된 이유로 가장 많이 꼽힌 항목은 비용 부담이었다. 볼만한 영화가 없다는 답과 OTT에 볼 것이 많다는 답이 뒤를 이었다.

장지혜 연구원은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도 화제작에는 지갑을 열었다며 콘텐츠 가치 상승이 가격 효과를 대체할 수 있다"고 짚었다.

영화관 전체의 몸집이 줄어드는 국면은 아직 진행형이다.

CGV 판교점이 지난달 19일 11년 만에 마지막 상영을 마쳤고, 메가박스 신촌점은 20년 만인 지난 21일 문을 닫았다. 동대문점도 이달 말 폐관한다. 메가박스 뒤에는 회생절차가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6월 30일 메가박스중앙과 콘텐트리중앙 등 중앙그룹 4개 사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메가박스중앙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오는 12월 1일이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합병은 7월 1일 양해각서 기한이 만료되며 2년 만에 무산됐다.

msbyun@yna.co.kr

변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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