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서초구 이어 성동구도 금고은행 단독 응찰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은행권에서 전국 시도 금고 탈환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시 내에 있는 구 단위 금고에는 은행들이 응찰하지 않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리 등 비용 측면에서 메리트가 적다는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올해 말 약정이 끝나는 약 16조원 규모의 서울 25개 자치구 금고 입찰에 단독응찰이 잇따르는 모습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성수동과 왕십리 상권을 낀 성동구 금고에 현 금고은행인 신한은행 외에 시장에서 거론되던 다른 은행들이 최종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지난 23일 성동구는 금고지정 계획 재공고를 냈다.
앞서 다른 서울시 내 강남·서초구 금고 1차 접수에서도 현 금고은행인 신한은행만, 동대문구에서는 현 금고은행인 KB국민은행만이 제안서를 냈다.
재공고에 다른 은행이 들어오지 않으면 관련 규정에 따라 기존 금고은행과 수의계약이 진행된다.
서울 자치구 금고는 총 25곳으로 1금고 기준 우리은행이 14곳, 신한은행이 6곳, 국민은행은 5곳을 맡고 있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의 경우 서울 구금고를 한 곳도 맡고 있지 않다.
한때 서울시와 25개 자치구 금고를 모두 운영하던 우리은행의 독점 체제는 지난 2015년 신한은행이 용산구 1금고를 따내면서 흔들린 바 있다.
4년 전 입찰에서는 신한은행이 우리은행으로부터 은평·구로구를, 우리은행이 신한은행으로부터 용산구를 가져오며 금고 주인이 잇따라 바뀌었다.
국민은행도 당시 광진·노원구에 더해 도봉·동작·동대문구 등을 새로 따내며 5곳으로 세를 넓혔다.
구금고는 구 예산을 예치 받는 데다 구청 공무원을 비롯해 지역 기업과의 거래 기반도 확보할 수 있어 알짜 사업으로 꼽혀왔다.
신한은행은 지난 5월 예산 51조4천778억원 규모인 서울시의 1·2금고를 모두 지켜 1금고를 12년, 2금고를 8년 연속 맡게 됐다. 104년간 서울시금고를 도맡았던 우리은행은 이번에도 고배를 마신 뒤 하반기 구금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부행장 직속 서울시·구금고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그런 우리은행이 예산 규모가 큰 강남·서초구에 이어 성동구도 발을 빼면서 전면전 대신 선별 참여로 전략을 바꿨다는 해석이 나온다.
은행들이 구금고 입찰에 소극적으로 돌아선 이유로는 수익성 악화가 꼽힌다.
협력사업비와 지역 공헌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가 구 예금에 적용하는 약정금리까지 오르고 있어 금고를 따도 마진이 줄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올해 시금고 평가에서 수시입출금식 예금 적용금리 배점을 6점에서 8점으로 높이는 등 입찰 은행 간 금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또한, 시금고 평가에서 협력사업 항목은 금액을 적어 내는 정성평가다. 이는 사실상 출연금 경쟁으로 통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와 인천시 금고에 이어 25조원 규모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2조3천억원 규모의 세종특별자치시 등 광역단체급에 상징성 있는 금고에만 입찰이 몰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16일 열린 세종시 금고 관련 사전설명회에는 현재 금고지기인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을 비롯해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고 입찰이 서울시나 인천시 같은 상징성 있는 곳을 제외하면 손익 중심으로 바뀌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협력사업비 관행이 이어지는 데다가 예금 금리도 높아지고 있어 출혈 경쟁이 된다면 아예 전략적으로 배제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위에서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촬영 이세원]
smhan@yna.co.kr
한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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