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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지주, 은행서 배당으로만 7.4조 받았다…의존도 되레 높아져

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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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두 배 넘게 급증…주주환원·비은행 투자까지 떠맡아

'경청'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찬우 농협금융지주 회장,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 등이 참석했다. 2025.12.10 jin90@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4대 금융지주가 핵심 자회사인 은행에서 받은 배당금이 4년 만에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가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보험·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면서 그룹 이익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은행에 대한 배당 의존도가 오히려 높아진 결과다.

은행은 배당을 늘리면서도 생산적 금융 확대에 필요한 기업대출과 위험가중자산(RWA)을 함께 관리해야 해 자본 운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환원 재원도 은행 배당금으로…확실한 '돈줄'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가 은행 자회사에서 받은 배당금은 2021년 3조4천828억원에서 지난해 7조4천339억원으로 11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자회사에서 받은 배당금은 5조2천123억원에서 9조8천565억원으로 89.1% 늘었다. 전체 자회사 배당금 가운데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도 66.8%에서 75.4%로 높아졌다.

금융지주들이 보험과 증권 등 비은행 사업을 확대해왔지만 정작 지주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은 이전보다 은행에 더 의존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도 평균 74%에 달했다.

은행 배당이 급증한 가장 큰 배경은 금융지주의 주주환원 확대다.

주요 금융지주의 평균 총주주환원율은 2023년 30%대 초중반에서 지난해 40%대 초중반으로 상승했다. 금융지주들은 중장기적으로 순이익의 절반가량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사용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주주환원을 늘리려면 지주가 사용할 수 있는 현금도 그만큼 많아야 한다.

그러나 금융지주는 직접 영업해 수익을 내는 회사가 아니어서 필요한 현금 대부분을 은행과 보험·증권 등 자회사에서 받는 배당으로 마련한다.

문제는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과 배당 여력이 아직 은행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지주의 주주환원 규모는 빠르게 커졌지만 이를 함께 부담할 비은행 계열사의 현금 창출력은 충분히 확대되지 않으면서 추가 재원의 상당 부분을 은행 배당으로 충당하게 된 것이다.

은행이 벌어들인 이익을 지주에 배당하고, 지주는 이 돈을 다시 주주에게 배당하거나 자사주를 사들이는 데 사용하는 구조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주환원을 확대할수록 금융지주가 확보해야 할 현금도 늘어나지만 비은행 계열사의 배당 여력은 아직 제한적"이라며 "결국 그룹 이익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은행이 지주의 현금 수요까지 함께 부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내년 은행 가계대출 빙하기

◇비은행 투자·기업대출까지…은행 자본 부담

금융지주의 비은행 강화와 생산적 금융 확대도 결국 은행 자본을 놓고 경쟁하는 구조다.

지주가 보험·증권 계열사에 투자하려고 은행 배당을 늘리면 은행에 남는 자본은 줄어들지만, 은행이 기업대출을 확대하려면 손실에 대비해 더 많은 자본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지주가 최근 비은행 계열사에 투입한 자금도 적지 않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는 데 약 1조5천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올해 우리투자증권에 1조원을 증자했다.

KB금융도 올해 KB증권에 7천억원을 증자하고 1조원 규모의 추가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며, KB부동산신탁에도 3천억원을 투입했다.

보험과 증권을 키워 은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투자지만, 비은행 계열사가 안정적으로 이익과 배당을 내기 전까지는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다시 은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은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비용을 당분간 은행이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은행은 기업대출 확대에 필요한 자본도 별도로 쌓아야 한다.

4대 금융지주는 오는 2030년까지 총 350조원 넘는 생산적 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다.

기업대출은 주택담보대출보다 높은 위험가중치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대출을 늘릴수록 예상 손실에 대비해 확보해야 할 자본도 함께 증가한다.

이미 기업대출 증가에 따른 자본 부담은 커지고 있다.

실제로 2021년 3월을 100으로 놓으면 4대 시중은행의 총여신 지수는 올해 6월 말 134.4, 위험가중자산(RWA) 지수는 133.4로 각각 상승했다. 대출이 늘어난 만큼 위험을 감당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 규모도 비슷한 속도로 커졌다는 의미다.

특히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13.5% 증가한 반면 기업대출은 53.3% 늘었다. 은행의 대출 증가가 상대적으로 위험가중치가 높은 기업대출에 집중되면서 앞으로는 같은 규모의 대출을 늘리더라도 자본이 더 많이 필요할 수 있다.

현재 은행권의 자본 여력은 충분해 배당 증가가 당장 건전성 악화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지주가 은행 배당을 늘려 주주환원과 비은행 투자에 사용하고, 은행은 동시에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흐름이 이어지면 자본을 어디에 얼마나 배분할지가 금융지주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에서 지주로 올라간 배당금은 주주환원과 계열사 투자에 활용되지만 그만큼 은행이 내부에 쌓을 수 있는 자본은 줄어든다"며 "생산적 금융 확대로 기업대출까지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배당과 성장, 자본 건전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능력이 금융지주별 자본비율을 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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