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 금리 5% 재진입...68조 언제든 풀릴 수 있어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 도래로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가 연 5%대에 재진입하며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정해진 한도 내에서 언제든 자유롭게 꺼내 쓸 수 있는 마이너스통장 특성상 신규 개설을 막더라도 대출잔액이 빠르게 늘 수 있어 가계대출 관리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금융권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대출) 평균 금리가 연 5.01%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이 연 5.32%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5.10%)과 신한은행(5.09%), 농협은행(4.93%), 국민은행(4.59%) 순이었다.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5%를 넘긴 건 작년 1월(5.24%)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지난해 6월 4.48%까지 내렸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1년 사이 0.5%포인트(p) 넘게 오른 셈이다.
이 기간 가산금리는 3.54%에서 3.29%로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낮췄는데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오름세가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끌어올린 것이다. 통상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가감조정금리를 뺀 값으로 정해진다.
금융권에서는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신용대출 금리 산정에 주로 활용되는 금융채 6개월물 금리가 최근 3.73%로 6월 말(3.28%) 대비 0.5%p 가까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1년물도 3.74%에서 4.07%로 뛰었다.
한국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과 추가 인상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된 결과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며 한은의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마이너스통장은 대부분 변동금리가 적용돼 시장금리 상승분이 빠르게 반영되는 편이다.
특히 올해 빚투 열풍 등의 여파로 마이너스통장 사용이 크게 늘었다. 고금리와 맞물려 새로 대출을 일으키려는 차주와 만기 연장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잔액은 작년 말 63조6천409억원에서 올해 7월 말 69조7천283억원으로 7개월 새 6조원 넘게(9.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통장 계좌 수는 486만9천319개에서 489만3천636개로 2만4천317개(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금융당국이 타이트한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며 은행들이 신규 마이너스통장 발급을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결과로 풀이된다.
심지어 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 SC제일은행 등에서는 계좌 수가 줄었는데도 대출잔액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 이용자들이 확보된 한도 내에서 돈을 더 많이 꺼내 썼다는 의미다. 계좌당 평균 잔액은 작년 말 1천306만원에서 올해 7월 1천424만원으로 약 117만원(9%) 증가했다.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약정된 한도 내에서 차주들이 꺼내 쓰는 걸 막을 수 없어 가계부채 관리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소진율이 40% 후반 수준으로, 지금보다 잔액이 두 배 이상 늘어날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가 존재한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은행권의 마이너스통장 약정액은 132조1천억원으로, 이 중 대출잔액은 64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67조9천억원, 즉 전체 약정액의 51.4%가 아직 사용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차주들이 이미 빌린 돈보다 앞으로 일으킬 수 있는 차입 여력 규모가 더 큰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증시 변동성 확대 등으로 자금 수요가 커질 경우 대출잔액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한은도 이달 초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은행권의 신규 마이너스통장 취급이 줄었지만 기존 약정 한도 내에서 상당 규모의 대출이 실행됐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마이너스통장은 추가 인출이 용이해 가계부채 관리의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금리를 올리거나 갱신 시 한도를 축소하는 정도가 사실상 취할 수 있는 조치의 전부"라고 말했다.
한창민 의원은 "금융당국은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뿐 아니라 마이너스통장의 실제 이용 증가와 미사용 한도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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