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은행권이 추석 연휴 이후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기초 작업에 들어간다.
구체적인 영업전략을 짜기에 앞서 금리와 규제 변화가 손익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출을 늘릴 수 있는 자본 여력을 점검하는 작업이다.
올해 금리 흐름이 당초 예상과 달라 운용 부문이 부담을 겪은 데다, 일부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 상향도 예고돼 내년을 준비하는 은행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다음 달부터 내년도 사업계획에 반영할 위험 측정 지표와 자본관리 기준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연말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주요 안건 심의를 위해 필요한 위험관리위원회 일정을 고려하면 적어도 두 달 전부터는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은행들은 이 과정에서 대출금리 산정과 충당금 추정 등에 활용하는 부도 확률(PD)과 부도 시 손실률(LGD)을 매년 재추정하고, 달라진 금융환경과 제도가 은행의 위험 부담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또 영업·재무계획과 연계해 위험가중자산(RWA)과 업종별 익스포저 한도, 자본관리 계획 등을 조율하게 된다. 내년에 어느 부문에서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 위한 기초를 마련하는 셈이다.
매크로 환경에서 은행들의 가장 큰 고민은 금리다.
지난해에는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 사업계획을 세웠지만, 실제 시장 흐름이 달라지면서 채권 운용 등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 부담 등이 당초 계획과 실제 손익 사이의 간극을 키운 것이다.
내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금리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이후 어느 수준에서 안정될지를 가늠해야 한다. 금리 전망에 따라 자금 조달과 운용은 물론 대출 수요에 대한 판단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금리 상황에 따른 대출 부문의 건전성도 함께 살펴야 한다. 연체 상황이 당초 우려했던 수준보다는 양호하더라도, 높아진 금리가 차주의 상환 능력에 미칠 영향까지 안심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은행권은 고유가에 따른 물가 압력이 이어질 경우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올해 4분기와 내년 상반기에 각각 한 차례씩 추가 인상이 이뤄지는 시나리오까지 고려해 차주의 상환 부담과 건전성에 미칠 영향을 따져보는 것이다.
주담대에 대한 자본 규제 변화도 내년 영업을 좌우할 주요 정책 변수다.
금융당국은 8·13 대책에서 고액·고DSR 주담대와 고가주택·고LTV 주담대를 고위험 주담대에 추가해 위험가중치를 높이겠다고 발표한 뒤 은행권과 구체적인 기준을 논의해왔다.
대출액이 4억원을 넘으면서 DSR 35% 초과하는 대출을 살펴본 상황이며, 평균적으로 은행 전체 주담대 잔액의 약 10%가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은행들은 당국이 제시한 여러 시나리오를 토대로 자본 비율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위험가중치가 높아지면 같은 규모의 대출을 취급하더라도 더 많은 자본이 투여되는 만큼, 대출 공급과 자본 배분 계획에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
아직 세부 적용 기준과 시행 시기 등을 둘러싼 논의가 남아 있지만, 내년 계획을 준비하는 은행들로서는 미리 영향을 따져봐야 하는 사안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내년도 사업 계획 수립과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의 업무들이 4분기 중 몰려있다"며 "자본 관리를 비롯해 각종 정책이나 제도적으로 반영할 것들도 미리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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