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토큰화 정책, 이해 가능한 접근법…세계가 같은 방식 택하진 않을 것"
[사진: 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세계 최대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 비트마인의 톰 리(Tom Lee) 이사회 의장은 자산 토큰화와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의 경제활동이 확대되면서 기반 인프라인 이더리움의 가치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토큰화 정책에 대해서는 자국 산업 보호와 과세 등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있는 접근이라면서도, 다른 국가들이 같은 방식을 따르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리 의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이더리움 코리아 원' 행사에서 "AI 시대에 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업이 벌어들이는 돈을 이야기하지만, 서버와 전력, 각종 시설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본도 봐야 한다"며 "이더리움은 토큰화 시장에서 이런 인프라 역할을 하는 만큼 자산 토큰화가 확대될수록 수혜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더리움을 "이 모든 활동이 이뤄지는 땅이나 오피스 빌딩과 같은 존재"에 비유했다. AI 산업의 성장이 반도체뿐 아니라 서버와 전력 수요를 늘렸듯, 자산 토큰화의 확산도 거래의 기반인 이더리움의 가치를 높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리 의장은 전통 금융시장이 이더리움의 가치를 거래 수수료인 가스비에 한정해 바라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수료 수입만으로는 그 위에서 만들어질 금융상품과 새로운 거래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주식시장에서도 이익뿐 아니라 사람들이 그 이익에 몇 배의 가치를 부여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가상자산 역시 향후 활용 가능성과 성장 기대를 함께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활용 가능성 중 하나로 AI 에이전트의 경제 활동을 꼽았다. AI가 사람을 대신해 자금을 운용하고 거래할 때, 블록체인이 사전에 정한 조건에 따라 자금이 집행되도록 통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리 의장은 "AI 에이전트도 기존 은행 계좌나 비자카드를 쓰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AI를 그렇게까지 신뢰할지는 모르겠다"며 "AI 자신이 인간보다 자본을 더 잘 배분한다고 판단하거나 자신을 위해 더 많은 돈을 남겨두려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이 이러한 신뢰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고 봤다. 스마트컨트랙트에 지급 조건을 미리 정해두면 AI에 자금을 맡기더라도 조건을 충족한 거래에만 대금이 지급되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리 의장은 "AI 에이전트들이 가상자산 지갑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거래 규칙의 집행과 자금 처리라는 두 가지 영역에서 수십 개의 새로운 사업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의 토큰화 정책에 대해서는 정부의 과세 권한과 자국 기업 보호 등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있는 접근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공공정책은 정부의 주권과 과세 권한, 자국 기업 보호 등 여러 이해관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한국은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이동통신망과 표준 등에서도 이런 접근을 취해왔다"고 말했다.
토큰화 정책도 이런 기조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봤다. 리 의장은 "한국에는 이미 많은 자원과 뛰어난 인재, 가상자산 분야의 선도 기업들이 있다"며 "반드시 외부를 끌어들여 기존 구조를 뒤흔들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른 국가들이 한국과 같은 방식을 택하는 것은 아니며, 한국의 정책이 전 세계적인 토큰화 확산을 제약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bhjeon@yna.co.kr
전병훈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