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우회 원유 수출망 구축됐나
2008년 9월29일, 미국 하원서 구제금융법안 부결
(서울=연합인포맥스) 29일 서울 채권시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채선물 거래를 주시하며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간밤 미국 국채 금리와 국제유가가 추가로 오르면서 분위기는 우호적이지 않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세가 약해질지가 관건이다. 절대적 금리 수준에서 비롯되는 매력보다는 듀레이션 자체를 줄이려는 기류가 강하다.
장중에는 호주중앙은행(RBA)의 금리 결정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번 인상에 이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금리 결정 자체보다는 이후 소통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결로 보면 인플레에 단호한 정책 반응 함수를 제시하면서 매파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다만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을 강조한다면 도비시하게 해석될 공산도 있다. RBA가 최근 채권 매도세를 촉발한 주체는 아닌 만큼 국내 채권시장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개장 전 공개된 기업체감지수는 중동 전쟁 등 영향에 석 달 만에 하락했다. 한국은행의 '9월 기업경기 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달보다 0.5포인트(p) 내린 99.1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심리 부진이 이어진다면 추가 통화 긴축을 다소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 원월물이 더 오른 유가…트럼프 뭐가 달라졌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나는 그들(이란)에게 아무것도 제안하지 않았다"면서 악시오스의 보도는 "다른 대부분 기사처럼 날조이며, 트럼프 혐오증(Trump Derangement Syndrome)'을 충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졌을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으면 제재 완화나 동결 자금 해제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타코 트레이딩'이 떠난 자리를 국채 매도세가 채운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입장을 이어간 셈이다. 물밑에서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지만, 이전과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채권시장에서 국제유가 커브를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근월물보다 원월물 가격이 더 올랐다는 것은 높은 유가가 구조적 요인 등으로 지속할 가능성을 내포한 것일 수 있어서다.
눈길을 끄는 해석도 금융시장에서 제기된다.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원유 수출망이 예상보다 빠르게 구축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서둘러 협상에 나설 이유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원자재 가치투자자인 알렉산더 슈탈 부르크그라벤 홀딩 창업자는 '호르무즈 셔틀'이 중동 원유 수출에 활로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얀부 등 우회 경로가 가동되면서 중동 전체 원유 수출량은 9월 들어 1월의 94% 수준까지 올라왔다.
대형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직접 통과하는 위험을 줄이고, 오만 측 해안에 가까운 안전한 항로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오만만에서 원유를 다른 배에 옮겨 싣는 방식이다. 그는 UAE·사우디·쿠웨이트 등이 116척의 선박을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셔틀 운송으로 운임 상승은 불가피하지만, 호르무즈 통항 차질이 곧바로 중동 원유 수출의 전면적인 중단으로 이어질 위험은 크게 낮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11월 중간선거까지 시간을 벌 수 있는 '믿는 구석'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다만 11월 초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까지 기다리기엔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 속도가 너무 빠르다. 실제 이러한 셈법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달라진 협상 지위에 이란이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채권시장의 대내 매수 동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공급 측 인플레이션이 증시와 채권시장을 동시에 타격하는 흐름이 언제 멈출지가 관건이다.
18년 전인 2008년 9월 29일, 미국 하원의 구제금융안이 부결되면서 다우지수가 사상 최대인 777.68포인트 폭락하고, 미 국채 강세가 급격하게 진행됐다. 당시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미 국채의 지위가 현재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을지도 고민이 드는 부분이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부르크그라벤 홀딩의 알렉산더 슈탈 창업자 X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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