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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인데 추가 인상은 왜 망설이나…'내수 파급'이 관건

2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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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가팔라졌지만,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는 여전히 신중론이 남아 있다.

수출과 투자를 끌어올린 반도체 호황이 고용과 소비를 거쳐 서비스 물가 등 수요측 물가 압력으로 얼마나 광범위하게 번질지가 향후 통화정책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29일 정부와 한국은행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성장의 온기 확산'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와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일 한은에서 만나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수출과 투자 등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주요국 금리 상승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데다 국내에서도 민생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부총리는 또 물가·성장·금융안정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양 기관이 더욱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조화로운 경제·통화정책 운용 방안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보다 긴 호흡에서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동시에 '성장의 온기'를 확산할 방안을 함께 고민하자고 당부했다.

신 총재도 "급변하는 환경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면 물가와 금융안정을 통한 거시경제 전반의 안정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수장의 문제의식은 반도체 호황이 경제 전체로 얼마나 확산할지를 주시하고 있는 한은의 통화정책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성장률 3.3%로 뛰었지만…한은도 '내수 파급' 주목

한은의 고민은 반도체 호황 자체보다는 호황의 '확산 정도'에 있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6%에서 3.3%로 0.7%포인트 대폭 높였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1%에서 2.9%로 0.8%포인트 상향했다.

반도체 경기 호조가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수출과 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해서다.

그럼에도 한은은 향후 성장경로의 주요 불확실성 가운데 하나로 '반도체 경기의 확장 및 내수 파급 정도'를 명시했다.

반도체가 수출과 국내총생산(GDP)을 끌어올리는 것과 그로 인해 늘어난 소득이 고용과 소비로 이어져 경제 전반의 수요 압력을 높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인식이다.

한은은 지난 7월 '이번 교역조건 개선은 왜 다른가' 보고서에서도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으로 올해 1분기 국내총소득(GDI)이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반도체 산업은 생산·고용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제조 장비의 높은 수입 의존도와 해외 직접투자 확대 등이 내수 파급을 제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황의 혜택이 IT 산업과 고소득·고자산 계층에 집중된 점도 소비 확산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은이 지난달 이천과 화성, 청주 등 반도체 종사자 비중이 높은 지역을 분석한 결과 성과급 지급 이후 이들 지역의 소비는 자동차와 가전·가구, 백화점 등 고가 재량소비재를 중심으로 다른 지역보다 최대 4%가량 높았다.

지난해부터 올해 말까지 반도체 성과급에 따른 누적 소비 증가액은 약 1조7천억원으로 추산됐다.

다만 이에 따른 GDP 제고 효과는 지난해 0.01%포인트, 올해 0.03%포인트 수준에 불과했다.

◇결국 물가…추가 인상 '시기·속도' 가를까

이 같은 내수 파급의 정도는 통화정책과도 직결된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올리면서 반도체 호황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으로 소비 회복세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올해 2.4%에서 2.5%로, 내년 2.3%에서 2.5%로 각각 높였다. 누적된 비용 압력의 전이에 더해 성장세 확대에 따른 수요측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당시 선제적 대응을 통해 물가 오름세의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7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그러면서도 추가 인상의 시점이나 횟수는 못 박지 않았다.

신 총재는 8월 금통위 직후 "국내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에도 유의해야 한다"며 "앞으로 입수되는 데이터를 토대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반도체 호황으로 높아진 소득이 소비와 고용을 얼마나 자극하고, 이것이 다시 서비스 물가와 근원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는지가 추가 인상의 속도를 판단하는 주요 변수가 되는 셈이다.

반대로 반도체 호황이 수출과 기업 실적에 집중되고 가계 소비와 고용으로의 파급이 제한적이라면 높은 성장률만으로 빠른 추가 긴축을 뒷받침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한은 고위 관계자는 "현재 경기가 좋아도 호황은 반도체에 집중돼 있다"며 "수요측 압력이 강해지려면 결국 고용이 좋아져야 하는데 한국 노동시장이 경직적이라 기업들이 쉽게 고용을 늘리지 못하고 특히 반도체는 자본 집약적 산업이라 고용 유발 효과가 작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방문한 이형일 부총리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을 방문, 신현송 총재와 인사하고 있다. 2026.9.28 [공동취재] cityboy@yna.co.kr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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