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1시 긴급기자회견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국내외 18개 자산운용사가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둔 의무공개매수제도 정무위원회안에 반발하며 법안 처리 보류를 긴급 촉구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합산 수탁고 87조원에 달하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은 이날 긴급 공동성명을 내고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안의 본회의 상정 보류와 공개 논의를 요구했다.
운용사들이 문제 삼는 핵심은 인수자가 지배주주 지분을 장외에서 먼저 통째로 사들이는 '선행매수' 허용 조항이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정무위안은 의무매수 물량을 '50%+1주'로 정하면서 지배주주의 선행매도를 허용하고 있다.
이 경우 지배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지분 전량을 우선 매각할 수 있다. 반면 일반주주는 50%+1주에서 지배주주 몫을 뺀 나머지 물량에 한해서만 안분비례 원칙을 적용받아 지분 일부만 팔게 된다. 지배주주 지분이 과반을 넘는 회사라면 일반주주는 단 한 주도 팔지 못할 수 있다.
참여 운용사들은 제도의 취지인 '주주 평등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비례적 공개매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자금 부담을 고려해 50%+1주 매수 방식을 유지하더라도 선행매수를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배주주도 일반주주와 함께 공개매수에 응모하게 조치해 모든 주주가 같은 가격, 같은 비율로 지분을 매각할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들은 정무위안이 원안대로 시행되면 주주 간 차별이라는 잘못된 관행이 오히려 합법화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고착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반주주가 프리미엄을 받고 지분 일부를 팔더라도, 인수자가 경영권을 장악한 뒤 남은 주식 가치가 하락하면 결과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맹점도 짚었다.
해외 주요국 제도와 비교해도 크게 후퇴한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부분매수를 허용하는 대신 지분이 30%를 넘으면 공개매수를 의무화해 선행매수를 막는다.
영국과 유럽연합(EU), 홍콩 등은 선행매수를 허용하되 남은 주식 전부에 매수 제안을 의무화해 일반주주를 보호하고 있다. 정무위안은 두 제도가 지닌 주주 보호 장치를 모두 뺀 채 지배주주에게 유리한 구조만 남겼다는 것이 운용사들의 시각이다.
아울러 정부와 국회가 추진 중인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도입,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한국형 베어허그 제도 등 전반적인 일반주주 보호 정책 기조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꼬집었다.
참여 운용사들은 "한번 끝난 경영권 거래는 되돌릴 수 없는 만큼, 본회의 처리 전에 충분히 따져보고 처음부터 원칙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오는 30일 오후 1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입장을 거듭 밝힐 예정이다.
이번 성명에는 라이프, 레인메이커, 머스트, 밸류파트너스, VIP, 블래쉬, 슬기, 신영, 얼라인파트너스, 차파트너스, 칸서스, 캄투자일임, 쿼드, 타이거, 타임폴리오, 페트라자산운용 등 국내 운용사와 해외 운용사인 마이알파 매니지먼트(MY.ALPHA Management), 오아시스 매니지먼트(Oasis Management) 등 총 18곳이 참여했다.
[촬영 안 철 수] 2026.2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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