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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대신 '스위스 캐리' 뜨나…'저금리' 압도적 존재감

2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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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스위스 프랑화가 자국의 절대적인 저금리 기조 속에 약세 흐름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의 외환시장 개입 위험도 옅어진 것으로 평가되며 글로벌 자금의 캐리 자금으로 주목받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29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최근 달러-스위스프랑 환율은 0.8323프랑으로, 지난해 5월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달러-스위스프랑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스위스프랑 가치가 달러 대비 낮아졌다는 뜻이다.

프랑화 가치가 약해진 것은 지난주 스위스중앙은행인 스위스국립은행(SNB)이 기준금리를 0%로 동결한 데다 동시에 발표한 성명에서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줄인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금리 리스크와 개입 리스크가 모두 낮은, 압도적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셈이다.

SNB는 지난주 성명에서 이전 회의에서 포함됐던 '물가 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스위스 프랑의 급격하고 과도한 상승에 대응한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대신에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 '필요에 따라 관여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문장을 넣었다.

표면적으로는 스위스 프랑의 강세 요인으로 보이지만, 애초에 과거 SNB가 문제 삼아온 스위스 프랑의 강세는 다른 나라와 금리 격차에도 진행됐던 이례적인 움직임이었다.

유럽계 헤지펀드의 한 매니저는 "중동 정세의 혼란에 따른 리스크 회피성 프랑화 수요가 일단락되고,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재정 불안을 배경으로 통화 가치가 하락하는 '디베이스트먼트 거래'도 후퇴하고 있다"며 "SNB로서는 프랑화 강세를 굳이 경계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분석했다.

주목할 것은 SNB의 개입 후퇴 성향이 프랑화 약세 국면에서도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프랑화 하락은 수입 물가 상승을 통해 국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다만, SNB의 마르틴 슐레겔 총재는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스위스의 8월 인플레이션율은 올랐으나, 국제적으로는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라 내년에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수입 물가의 간접적이거나 이차적인 영향은 현재로서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계속해서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스위스계 프라이빗뱅크인 J.사프라 사라신은 "지난 긴축 주기의 금리 인상 이전에 자주 볼 수 있었던, 스위스 프랑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의 개입이 들어올 징후는 없다"고 설명했다.

SNB가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 등에 내년까지 기준금리 인상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지만, 그런데도 스위스 금리는 다른 나라들보다 압도적으로 낮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일본, 유럽이 이달 들어 모두 금리를 올리며 인플레이션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본의 엔화 약세에 대해서는 미국과 일본 양국 정부의 견제도 강화되고 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일본은행(BOJ)의 긴축 기조가 계속되고 일본 정부연금투자펀드(GPIF)의 국내 자산 투자도 확대된다면 엔화는 강세 흐름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금은 '엔 캐리 트레이드'를 다루기가 점차 어려워지는 형국이다.

투자자들이 엔화 대신 스위스 프랑을 주목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스위스 프랑을 차입하는 '스위스 캐리 트레이드'는 지난 8월 달러 매도 흐름과 함께 꽤 손실을 냈다"며 "다만, 그만큼 포지션을 다시 구축할 수 있는 여력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연말로 갈수록 스위스 캐리가 선도하는 구도가 선명해질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달러-스위스프랑 환율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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