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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구의 프리킥스] 해약환급금 손질에 보험사 서로 다른 '속내'

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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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돈은 벌었는데 주주에게 돌려줄 돈이 없다."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이 내놓던 하소연이다. 호실적을 거두고도 해약환급금 준비금이 발목을 잡으면서 '곳간' 문을 걸어 잠가야 했다. 시가 평가된 보험부채가 해약환급금에 못 미칠 경우 차액만큼을 이익잉여금 내 법정준비금으로 묶어둬야 하다 보니, 배당가능이익은 항상 메말랐다.

실제로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한화생명, 신한라이프, NH농협생명 등 5개 생명보험사와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개 손해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해약환급금준비금은 44조66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25.6% 급증했다.

보험업계는 IFRS17 이후 제도 환경과 자본 여건이 달라진 만큼 적립 기준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꾸준히 요구했다. 현재 80~100% 수준인 대량해지율을 보장성보험은 25%, 저축성보험은 35% 수준으로 대폭 낮추자는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도 적립 기준 손질을 위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배당 재개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감이 감도는 가운데 보험사들은 각자 서로 다른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제도 개선을 원하는 보험사는 현재 IFRS17과 지급여력비율(킥스·K-ICS)을 통해 자본 건전성을 관리하는 만큼, 준비금 규제 완화로 배당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천억 원대 배당 결손금에 묶여 주주환원은커녕 자본성 증권의 이자 지급도 부담스러운 처지였던 만큼 준비금 적립률이 소폭이라도 완화되면 가뭄의 단비 역할을 할 수 있다.

동일한 비율 대신 보험사가 적립 수준을 재량으로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가운데, 탄탄한 자본 여력을 앞세워 안정적으로 배당을 이어온 보험사의 시선은 복잡하다.

준비금 문턱을 낮춰 배당 여력을 늘려줄 경우, 신계약 출혈 경쟁이 다시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준비금 부담 탓에 주춤했던 경쟁사들이 완화된 기준을 틈타 영업 드라이브를 걸면, 업계 전반의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내년 도입될 기본자본비율 규제와 널뛰는 금리 변동성, 미실현손익이라는 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향후 금융시장 충격이 닥쳤을 때 보험계약자 보호라는 기본 안전판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대주주 배당을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의 취지는 계약자가 일시에 해약하더라도 돈을 돌려줄 수 있도록 쌓아두는 '최후의 보루'다. 주주환원 확대라는 시대적 요구와 계약자 보호 및 건전성 관리라는 본연의 책무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다만, 현재의 제도가 왜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금융당국과 보험업계 모두에 필요한 시점이다. (금융부 이윤구 기자)

보험업계 먹구름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yglee2@yna.co.kr

이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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