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대응기금 최대 218조 전망…국채상환 규모 크지 않을듯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정부가 반도체 호황을 반영해 올해 초과세수 규모를 63조원가량 늘려 잡은 가운데 더 걷힌 세수를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초과세수의 상당 금액이 미래대응기금에 투입될 것으로 관측되지만 아직 구체적인 활용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주요국 국채금리 상승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채 상환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세수 재추계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세수입은 478조6천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당시 전망치(415조4천억원)보다 63조2천억원 늘어난 규모다.
추경 편성 때 예측하기 어려웠던 반도체 호황과 증시 활성화로 법인세(35조원), 소득세(15조6천억원), 증권거래세(1조9천억원), 농어촌특별세(6조7천억원) 등이 일제히 큰 폭으로 증가한 결과다.
이미 추경 재원으로 사용한 초과세수 25조2천억원까지 합하면 올해 본예산 대비 초과세수 규모는 88조4천억원으로 불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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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당국이 추경 때보다 60조원 이상의 세수가 더 걷힐 것이란 전망을 공식화한 만큼 이제 시선은 초과세수 활용 방안으로 쏠리고 있다.
세수 재추계 결과가 발표되기 전부터 정부 안팎에선 초과세수의 상당 금액이 미래대응기금에 투입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정부는 일종의 '재정 저수지'인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해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분야에 투자해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세수 결손이 발생하면 기금으로 재정 여력을 보강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다행히 올해 세수도 당초 예상보다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민 모두의 노력으로 거둔 성장과 회복의 과실인 초과세수를 국민 삶의 실질적인 개선, 양극화 완화의 마중물로 적극 활용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명절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과 관련해 "내년에는 대폭 더 늘려서 설·추석 해서 한 1조원 가까이 하는 게 어떨까 싶다"고 말하며 재원 마련 방안으로 미래대응기금을 거론했다.
앞서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미래대응기금에 '추가세수' 162조3천억원을 적립하겠다고 밝혔다.
추가세수는 내년 내국세 세입예산 가운데 최근 10년간 추세선을 웃도는 부분으로, 이번 재추계에서 확인된 올해 초과세수와는 별개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미래대응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법률안'을 보면 기금의 주요 재원은 추가세수, 초과세수, 기금 운용 수입금 등이다.
다만, 이 법안에서 '초과세수'는 통상적인 초과 조세수입이 아닌 국가재정법에 따라 재추계한 내국세 세입예산 중 당초 내국세 세입예산을 초과하는 금액으로 규정돼 있다.
이번 세수 재추계에서 내국세는 추경 대비 56조2천억원 더 들어올 것으로 추산됐다.
쉽게 말해 정부의 판단에 따라 최대 56조원 안팎을 미래대응기금에 추가 재원으로 투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내국세 초과세수 최대치를 미래대응기금에 쌓는다고 가정하면 기금 규모는 약 218조원까지 커질 수 있다.
문제는 주요국 국채금리 상승 등으로 대외 리스크가 부각된 상황에서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초과세수 일부를 국채 상환에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부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5.2%를 돌파하며 2007년 6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한때 4.6%까지 오르면서 2022년 10월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8일 첫 회동을 가진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수출·투자 등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지만 주요국 금리 상승,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고 대내적으로도 민생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초과세수가 발생할 경우 정부는 국채 상환에 우선 사용할 수 있다.
미래대응기금에 초과세수를 적립한 이후 일부를 국채 발행을 줄이는 데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 정부는 내년 미래대응기금 지출안에 45조4천억원의 투자와 함께 12조5천억원의 국채 신규 발행 축소를 반영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달 '미래대응기금 추진방안'을 공개하면서 "필요한 경우 국채를 상환하는 등 국가재정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운용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재정건전성 관리보다 미래 성장동력 투자에 방점을 찍고 있는 현 정부의 재정정책 기조를 감안할 때 초과세수를 활용한 국채 상환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김병철 재경부 조세총괄정책관은 "미래대응기금 법안에는 초과세수를 기금에 전입할 수 있다는 규정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걸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관계부처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wchoi@yna.co.kr
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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