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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의 크립토ON] SEC '토큰화 주식' 허용…무엇이 달라지나

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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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7월1일~9월28일)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37% 증가하면서 2조9천억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3분기초 5만8천달러에서 현재 8만3천달러로 43% 상승했다.

본격적인 가격 상승은 8월 19일 이후 시작되었는데, 미국 재무부는 8월 19일 장기국채 매입 규모를 9월부터 최소 2배 이상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국채 매입 규모 확대를 통한 유동성 확대가 암호화폐시장 전반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가격에 반영된 결과다.

암호화폐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안(Clarity Act)'은 9월 15일 미국 본회의 심의절차를 위한 표결에서 찬성 49표, 반대 50표, 불참 1표로 본회의 심의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해 부결되었다. 10월부터는 11월 3일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를 위한 준비가 본격화됨에 따라 연내 재표결 추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클래리티법안의 본회의 심의가 중단되었음에도 암호화폐 가격은 관련 ETF로의 대규모 자금 유입, SEC의 토큰화 주식허용 발표 등에 힘입어 오히려 상승했다.

◇미국 SEC, 토큰화 주식거래 5년간 허용

의회에서 클래리티법안이 부결된 지 이틀만인 9월 1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토큰화 주식을 향후 5년간 허용하는 '혁신면제(innovation exemption) 계획'을 깜짝 발령했다. 일정 요건을 갖춘 거래소가 미 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토큰화해서 거래할 경우 증권거래법상 거래소 등록 의무를 5년간 조건부로 면제하기로 한 것이다. 해당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사업자도 딜러 등록 의무가 조건부로 면제된다. 여기에서 토큰화는 주식, 채권 등 증권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바꾸어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에 소유권을 등록한 후 거래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SEC의 토큰화 주식 거래 조건부 허용 발표가 나온 이후 관련 암호화폐들의 가격 급등세가 이어졌다. 특히 유니스왑(UNI)은 SEC의 토큰화 주식 허용 발표 이후 일주일간 가격이 약 50% 급등했다.

유니스왑은 여러 유동성 풀을 통해 거래를 자동으로 체결시키는 자동화 마켓메이커(AMM) 기반의 탈중앙화거래소이다. 유니스왑은 지난 7월 신원과 요건이 충족된 지갑만 거래가 가능한 허가형 풀 인프라를 구축해두었는데 유니스왑의 허가형 풀 기술이 SEC가 제시한 허가형 AMM 구조에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졌다.

▲SEC의 토큰화 주식 혁신 면제 주요 내용

-토큰화 증권 거래소가 정식 증권거래소로 등록되지 않고도 토큰화된 미국 상장주식 거래 가능

-지정된 참여자들이 허가형 AMM 유동성 풀에서 거래

-유동성 공급자가 일정 조건에서 딜러 등록을 하지 않고도 자기자본으로 시장 조성이 가능

-스마트계약은 감사(audit)가 가능해야 하고 퍼블릭 블록체인에 배포

-거래 종목 수와 거래량에는 상한 설정

-기존 주식과 동일한 배당, 의결권, 경제적 권리를 제공해야 함 (주가만 추종하는 합성 토큰은 허용 대상에서 제외)

-기초주식이 거래정지되면 토큰 주식도 동시에 정지

-제삼자가 토큰화하려면 상장회사에 통보하고 이의 제기할 기회 부여

◇증권성 여부에 대한 SEC의 실무진 FAQ 해석

9월 25일 SEC는 특정 암호화폐가 증권(security)으로 분류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해석을 추가로 발표했다. 이 해석에 따르면 비증권으로 분류된 암호화폐 블록체인 시스템이 기능성을 갖춘 경우(Once a crypto system is functional), 이 시스템을 유지하고 개선하기 위한 개발자들의 노력이 투입되거나 토큰 바이백이 실행되는 것만으로 투자계약이 형성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미국 증권법상 투자계약 해당 여부의 판단은 하위테스트(Howey test)가 기준이 되어왔는데 이에 따르면 타인의 경영 노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이 기대되는 경우 투자계약, 즉 증권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암호화폐 블록체인 개발자들이 메인넷의 기능 개선을 위한 업데이트를 하거나 재단이 토큰 바이백을 결정할 경우 이러한 행위들이 하위테스트상 투자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경영 노력에 해당하여 해당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분류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이어져 왔다.

그러나 이번 SEC의 해석을 통해 관련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이고 블록체인 개발자들은 메인넷 시스템의 성능을 높이고 보안성을 강화하는 데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클래리티법안의 본회의 심의는 부결되었지만, SEC와 CFTC는 이미 가지고 있는 권한을 가지고 암호화폐 관련 규율을 구체화하고 있다.

◇토큰화 주식거래 이후 예상되는 변화

▲거래시간의 단계적 24시간 365일 체계로 이동

현재 미국 주식은 정규장, 프리마켓, 애프터마켓으로 나뉘지만, 토큰화 주식은 주말과 공휴일에도 거래가 가능하다. 만약 토큰화 주식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된다면 기존 거래시간에는 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 거래소 중심으로 거래되고 야간과 주말에는 토큰화 시장에서 거래되다가 정규장이 개장될 때 차익거래로 가격이 수렴하는 형태를 예상해 볼 수 있다. 기술적으로 24시간, 공휴일 없는 365일 거래가 가능해질 수 있다.

▲T+1 결제에서 실시간 결제로 진화

현재 미국 주식은 거래 후 다음 영업일에 결제된다(T+1일). 그러나 암호화폐를 통한 토큰화 주식 결제가 이뤄질 경우 주식과 대금이 거의 동시에 결제가 가능해진다. 증권사 및 청산기관의 담보 부담이 줄어들고 토큰화 주식, 채권 등을 즉시 담보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다른 국가에 상장된 토큰화 주식거래도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스마트계약을 통한 프로그래밍 거래 확대

토큰화 주식은 다른 스마트계약과 직접 결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거래 형태로 자동화 및 결합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면 엔비디아 토큰화 주식을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대출받거나, S&P500과 국채 토큰을 자동 리밸런싱하거나, AI 에이전트가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토큰화 증권을 거래하는 등의 새로운 거래 형태들이 탄생할 수 있게 된다.

◇시장 참여자별 영향

토큰화 주식시장 개막은 개인 및 기관투자자들에게는 24시간 거래 편의성과 실시간 결제, 담보 활용성 증가 측면에서 유익을 제공할 것이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은 해킹 및 오입금 위험, 기관투자자들은 관련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는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

증권사는 온체인 거래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중개수수료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어 온체인 지갑 및 수탁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변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청산기관들은 온체인 거래로 전환되면서 기존 역할이 축소되고 토큰화 결제망 운영자로 기능이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1. 개인투자자:24시간 접근성, 자기수탁이 가능. 해킹 및 오입금 위험에 노출

2. 기관투자자:실시간 담보 이동, 토큰화 MMF 및 토큰화 국채 등 활용. 시스템 및 관련 컴플라이언스 투자 필요

3. 증권사:주식 중개 수수료 감소 가능성. 온체인 거래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고객 접점 약화 위험. 온체인 지갑 및 수탁 서비스 갖출 필요

4. NYSE, 나스닥 거래소:독점적 거래 인프라 및 자체 토큰화 시장 구축할 것으로 예상

5. 시장조성자:호가창 시장과 AMM 시장을 연결하는 차익거래 확대. LP 손실과 스마트계약 위험에 노출

6. DTCC 및 청산기관:기존 역할의 축소 가능성. 토큰화 결제망 운영자로의 전환 가능성

7. 수탁은행:주식보관 기능에서 온체인 수탁으로 역할 확대

8. 상장기업:주식 토큰화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 접근성 확대

9. 데이터업체:온체인 실시간 거래 데이터 및 오라클 수요 증가

장기적으로 전통적인 주식거래소 진영과 블록체인 진영은 서로 대립하기보다는 수렴하고 결합하는 형태로 변모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거래소가 퍼블릭 블록체인 기술을 채택하고 온체인 거래소가 증권사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가 전통 증권업에 가까워지고,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가 점차 온체인 인프라 사업자의 기능을 갖추게 되는 식이다.

이번 SEC의 토큰화 주식 허용은 블록체인이 미국 상장주식의 합법적인 거래 및 결제 기반 인프라가 될 수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토큰화 흐름은 시차를 두고 국내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서도 제도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주식 거래와 허가형 AMMd을 기존 자본시장 인프라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다.

국내 금융기관이 관련 준비를 늦출 경우 개인투자자의 해외 온체인 플랫폼 이용이 증가하고, 국내 증권사의 고객 접점과 금융상품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 따라서 금융기관과 거래소, 정책당국은 토큰화 거래에 관한 규제 실험과 기술 검증, 온체인 결제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미선 전 해시드오픈리서치 리서치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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