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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의 바그다드 밥"…베선트 저격한 폴 크루그먼

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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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선임기자 =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최근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가 치솟은 원인으로 중동전쟁의 장기화와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고인플레이션 상황을 지목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막지 못하고 있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크루그먼 교수는 29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스콧 베선트의 광대놀이'(The Beclowning of Scott Bessent) 제목의 글에서 "오늘날 정치에서의 철칙은 트럼프와 연관된 사람은 누구도 신뢰성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최대 패자로 꼽힐만한 사람은 베선트 재무장관"이라고 직격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베선트 장관이 지명될 당시 월스트리트가 환영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수석 경제고문이었던 제이슨 퍼먼이 "세계 경제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가진 믿음직한 인물"이라고 호평했던 것을 거론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베선트 장관은 큰 명성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 출발했다"면서 "지금은 채권시장에서 바그다드의 밥으로 변모했다"고 비판했다.

바그다드의 밥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이라크 정보부 장관이었던 모하메드 사이드 알 사하프에게 서방 언론이 붙여준 별명이다.

당시 그는 미군이 바그다드 시내 중심부까지 진격해 왔음에도 기자회견 등을 통해 미군을 격퇴했고 이라크가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말해 논란을 샀다.

현실 상황을 부정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인물을 빗대 말할 때 쓰인다.

크루그먼 교수가 베선트 장관에 대해 '바그다드의 밥'이라고 칭하면서 신랄하게 비판한 것은 엔화 강세 유도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과 미 장기금리를 낮추기 위한 바이백 조치가 실패했고, 중동전쟁 상황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오판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엔화 강세 유도를 위해 시장에 개입한 베선트 장관이 "내가 바로 (도박장의)하우스다"라고 선언하면서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과시했으며, 바이백 조치는 '신용카드 빚을 늘려 주택담보대출의 일부를 상환했다'고 비유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 국채 30년물 금리가 베선트 장관의 발언 이후 급등세를 보이면서 역사적 고점까지 치솟은 그래프를 보여주면서 비판했다.

그는 "닷컴 버블이 사그라들던 시절 이후로 이렇게 높은 금리는 본 적이 없다"라고도 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금리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뛴 이유는 인공지능(AI) 주도의 막대한 투자 붐도 있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종전 제안을 거부한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 이후 크게 하락했던 원유 가격이 다시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키웠고, 그로 인해 금리가 치솟은 것이라는 게 그의 해석이다.

그는 "지금 중요한 것은 유가가 여전히 높고 정제 제품, 특히 디젤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해 있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게 유지될 것이라는 점"이라며 "연준이 단기금리를 높게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이어지고, 결국 장기금리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고 했다.

이어 "베센트가 채권시장에서 굴욕을 당한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가 이란 전쟁을 어떻게 해서든 승리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 한 베선트는 결코 금리를 낮출 수 없을 것"이라면서 "트럼프는 자신에게 듣고 싶은 말만 해주는 아첨꾼들에게 둘러싸여 있고 그런 믿음(전쟁 승리)을 유지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아첨꾼' 베선트는 이란 경제가 곧 붕괴할 것이고 어쩌면 2주 안에 그렇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데, 채권시장에 대해 떠벌리는 것만큼이나 신빙성이 떨어져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팀에 합류한 것은 평판을 손상하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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