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설마 광고였나'…넷플 주식예능서 삼성 ETF '무더기 추천'

26.09.30.
읽는시간 0분

주식예능 '개미는 김원훈', KODEX·KoAct 상품 반복 추천·노출

금투협 직원도 "삼성 ETF 사라"…대가성 확인 땐 위법·위규 소지

[이미지: TV CF]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노요빈 기자 =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주식 투자 예능프로그램에서 삼성 계열 상장지수펀드(ETF)가 집중적으로 추천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광고 효과를 내고 있지만, 해당 운용사는 광고나 협찬을 진행하지 않아 광고 표기가 없다는 입장이다.

30일 연합인포맥스가 넷플릭스 예능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개미 김원훈: 주식의 세계'에서 공개 회차 1~10화를 분석한 결과 ETF 추천·매수 장면으로 삼성자산운용의 'KODEX'와 자회사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상품이 반복적으로 활용됐다.

특정 운용사의 ETF만이 브랜드명과 상품명은 출연진 간 대화와 자막, 종목 화면, 주문창 등을 통해 반복 노출됐다.

게스트로 나선 출연자가 특정 상품을 추천하면서 그 이유와 수익률을 설명하면 이를 김원훈이 추천 받아 매수 주문을 넣는 식인데, 종목 화면과 주문 창에는 해당 계열 운용사 상품명이 그대로 화면에 잡혔다.

'개미 김원훈'은 코미디언 김원훈이 주식 투자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사비로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과정을 다룬 예능 프로그램이다.

올 6~8월 약 3개월간 촬영해 총 12회차로 제작됐고 이날 현재 10화까지 올라온 상태다.

출연진의 보유 종목 현황을 화면으로 일시 노출한 한 회차를 제외하면, 10개 회차 방영분에서 출연진이 다른 운용사의 ETF를 언급한다든가 투자를 권하는 장면은 없었다.

첫 화에서 코미디언 정재형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KODEX 코스피100' 종목 화면을 노출하면서 김원훈에게 코스피 지수에 투자하는 ETF를 권했다.

그는 "최근까지 갖고 있었는데 수익률이 진짜 좋았다"며 "오늘만 해도 이만큼 올랐다"고 말했다. 출연진들의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화면엔 'KODEX 코스피100' 상품명이 여러 차례 나왔다. 김원훈이 "그러면 사겠다"며 13주 매수 주문을 넣고 정정하는 동안에는 '코스피100 ETF 매수 결정' 등의 자막이 노출됐다.

3화에는 경제미디어 어피티의 박진영 대표가 나왔다.

박 대표는 출연자에게 'KODEX 전고체배터리ESS TOP2플러스' ETF 종목 창을 보여주면서 "현대차 지금 사지 마시고 ESS 관련 ETF 하나 나왔거든요? 어차피 만 원 밖에 안 해요"라고 말했다.

자막으로도 '현대차 대신 최근 출시된 ESS ETF 추천'이 제공됐다. 이에 출연자는 "천만원 살까? ESS 이 상품 일단 가볼게요. 118주 가겠습니다"라며 매수 버튼을 눌렀다.

'KODEX 전고체배터리ESS TOP2플러스'는 촬영 당시인 6월 23일에 신규 상장된 상품이다.

'개미 김원훈' 방영분 중 일부 화면

[이미지: 넷플릭스]

'개미 김원훈' 방영분 중 일부 화면

[이미지: 넷플릭스]

같은 회차에 등장한 투자 인플루언서 '최고민수' 박민수 씨는 "한 종목만 추천해달라"는 출연자의 말에 'KoAct 미국나스닥성장기업액티브'를 추천했다.

그는 출연자가 얼마나 보유해야 하느냐고 묻자 "평생"이라고 답했다. 박 씨는 증권사와 운용사들의 법정 협회인 금융투자협회 소속 직원으로, 방송에서는 '28년 차 여의도 증권 유관기관 직장인'으로 소개됐다.

이어 4회에서 출연자가 자신의 보유 종목들을 적자 게스트 박진영 대표는 앞서 추천한 KODEX ESS ETF를 자신도 많이 샀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 상품을 두고 "이거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건데" "저도 지지난주에 샀다" "그래도 (시장을) 많이 방어해줬다" 등 대화를 했다.

코미디언 김수용 역시 자신이 보유 중인 상품으로 'KODEX 레버리지' ETF를 언급했다. 김수용은 "지금은 한 개밖에 없다. KODEX 레버리지. 단타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자막엔 '레버리지는 타이밍이 생명'이 들어갔고 김수용은 "일주일 안에 정리해야지. 안 되면 인버스로 거꾸로 가야지"라고 덧붙였다. 다만 방송에선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장면도 담겼다.

전 회차 방영분에선 개별 주식뿐 아니라 지수형부터 테마형·액티브·레버리지 ETF까지 여러 유형이 추천되거나 언급됐다. 언급된 상품은 모두 삼성 계열 ETF에 집중됐다. 하지만 영상에서 시청자가 이 운용사 상품들에 대한 광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안내는 없었다.

출연자 김원훈은 삼성운용으로부터 광고·협찬을 받은 이력이 있다. 그가 활동하는 스케치코미디 전문 유튜브 채널 '숏박스'는 앞서 지난해 11월 'KODEX' ETF 연금 투자와 관련한 PPL 광고 영상을 찍어 올렸다. 그해 12월에는 KODEX 채널도 숏박스가 출연한 광고 영상들을 올리면서 '숏박스와 함께하는 국장투자 이벤트'를 진행했다.

올해 5월 들어서도 숏박스는 '결혼식 12시간 전'이라는 제목의 KODEX ETF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는 '삼성운용으로부터 경제적 대가를 받아 제작됐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개미 김원훈' 방영분 중 일부 화면

[이미지: 넷플릭스]

광고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금융투자 상품 홍보 시엔 별도 의무가 따르기 때문이다. 예능 형식이라고 해서 광고 규제에서 비껴가는 건 아니다. 오히려 투자상품 광고는 수익뿐 아니라 손실위험도 충분히 알려줘야 하기 때문에 더 깐깐하게 검열된다.

금융투자 업계 전문가들은 경제적 대가를 받고 상품을 홍보하면서 이를 알리지 않았다면 '뒷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가를 받은 추천을 출연진(게스트 포함) 개인의 투자 의견처럼 전달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다만 '개미는 원훈' 프로그램 제작사인 시작컴퍼니 측은 상품 언급이 한 회사로 우연히 겹쳤을 뿐 광고·협찬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제작사 관계자는 "우리 제작사가 직접적으로 PPL이나 광고를 받았을 때 그런 (상품 추천·언급과 관련한) 협의가 들어가는 것"이라며 "이번의 경우 광고 받은 것이 없어 협의할 것도 없었고, 언급·추천들이 한 회사 상품으로 쏠린 건 우연히 겹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이 아닌, 라이선스 계약을 한 작품인 만큼 광고나 협찬 관계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 측도 해당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자사 상품 노출이나 광고 협의를 진행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콘텐츠에서 자체적으로 상품이 언급된 건 우리로서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이와 관련해 어떠한 대가도 제공하지 않았고 촬영 여부도 사전에 공유받거나 논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mkshin@yna.co.kr

ybnoh@yna.co.kr

신민경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