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R, 디지털·전력 자산에 700억 달러 투자
전문성과 자본력으로 삼성·SK와 맞손
[출처: 헬릭스 홈페이지]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삼성그룹이 미국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 헬릭스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흥미로운 점은 SK그룹과 AI 인프라 투자를 진행해온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이 회사를 설립했다는 점이다.
재계 1·2위 그룹이 긴 호흡의 자본력을 지닌 해외 사모펀드와 손잡고 AI 인프라 생태계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삼성물산[028260]·삼성SDS[018260]·삼성SDI[006400]·삼성생명[032830]·삼성화재[000810] 등 6개사가 헬릭스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에 10억달러(약 1조3천6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의 반도체·건설·정보기술·배터리·금융 회사가 KKR이 세운 헬릭스에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로 나섰다.
SK그룹도 KKR과 AI 인프라 투자를 추진 중이다. SK그룹이 신설 데이터센터 업체 SK호라이즌 지분을 매각해 KKR 자금을 유치하는 방식이다. KKR은 올해 한국에 약 30억달러(약 4조1천억원)를 투자했는데, 이는 역대 대(對)한국 투자액 중 최대다.
삼성그룹이 헬릭스에 투자한 배경은 KKR의 인프라 전문성과 자본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헬릭스는 지난 6월에 세워진 회사로, 초대형 데이터센터·발전소·송배전망 등 AI 인프라 투자·개발·운영을 목적으로 한다. 19세기 철도 인프라에 비유되는 21세기 AI 인프라의 건설과 융자가 그 규모로 인해 복잡해졌고, 모든 과정을 조율하고 총괄할 거대 기업이 필요해진 게 설립 배경이다.
글로벌 투자기관 중 가장 인프라 전문성과 자금력이 뛰어난 KKR이 헬릭스 설립을 주도했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부펀드인 쿠웨이트투자청과 AI 가속기 업체 엔비디아, 미국 전력 기업 비스트라가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헬릭스가 설립과 동시에 100억달러(약 13조5천600억원) 이상의 장기 투자약정을 확보할 수 있던 이유다.
◇ 헬릭스 강점은 장기 자본…삼성, 이번 투자로 "리더십 확보"
시장은 헬릭스가 '장기 자본력'을 가졌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AI 기업이 원하는 장기 계약을 충족하고, 단기적 변동성에 대응하고 인내하려면 긴 호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뒷배인 KKR의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플랫폼은 1천억달러(약 135조원) 이상의 운용자산 규모를 자랑하고, 700억달러(약 94조9천억원) 이상의 디지털·전력 자산에 투자해왔다. 초대형 AI 인프라 투자가 요구하는 경험과 체급을 갖춘 셈이다.
또한 KKR은 디지털 인프라 글로벌 헤드인 발데마르 슐레자크를 헬릭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로 배치했다. 2019년 KKR에 합류한 슐레자크 CIO는 전 세계에서 KKR의 디지털 인프라 투자를 이끌었고, KKR에 합류하기 전에는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에서 통신 인프라와 부동산 투자를 담당했다.
KKR과 한배를 탄 삼성그룹은 헬릭스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삼성은 헬릭스 투자에 관해 "AI 데이터센터 생태계에서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라며 "삼성 관계사가 보유한 기술 경쟁력을 시스템, 인프라 차원의 영향력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헬릭스 및 파트너사와 상호 시너지 창출을 이어가는 전략이다.
한국계 미국인인 조셉 배 KKR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DNA의 이중나선(helix)처럼 헬릭스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는 서로를 보완하는 두 가닥의 강점 위에 세워졌다. KKR의 자본력과 인프라 전문성, 그리고 헬릭스의 하이퍼스케일러 리더십과 실행력이 맞물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와 전략적 투자자는 인공지능 시대가 요구하는 재무·운영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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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태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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