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약 30조 달러(약 4경 원) 규모의 미국 국채 시장에서 헤지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연말 기준 역대 최대치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헤지펀드는 국채 유동성을 공급하는 핵심 주체인 동시에 금융 시장의 새로운 시스템적 위험 요인(Systemic Risk)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9일(미국 현지 시각) CNBC가 미국 재무부 금융연구국(OFR)의 공개 자료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헤지펀드의 미 국채 현물 보유액은 2조 달러에 달해 5년 전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유통 가능한 미 국채 28조9천억 달러 중 헤지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대치인 7%로 확대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올해 상반기 데이터를 살펴보면, 헤지펀드가 1분기 264억 달러, 2분기 606억 달러 등 총 870억 달러 상당의 미 국채를 순매수해 강력한 매수 주체로 작용했다.
기존에 미 장기 국채를 받쳐주던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기 투자자들은 최근 구조적 변화로 인해 국채 시장에서 비중을 줄이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의 축이 확정급여형(DB)에서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으로 이동함에 따라 미 국채 매수 동력이 약화한 데다, 기관 자금이 사모 대출(Private Credit) 등 고수익·비유동성 자산으로 쏠린 점도 미 국채 매수세 감소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러한 공백을 헤지펀드가 메우며 미정부의 국채 발행을 소화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연기금과 헤지펀드 두 투자자 집단의 성격 차이에 따른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기금은 자산-부채 매칭을 목표로 장기 보유하는 반면, 헤지펀드는 단기 성과 및 벤치마크 초과 달성을 목적으로 高레버리지 전략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CNBC에 따르면, 헤지펀드 국채 매수세의 핵심 동인은 현물 국채와 국채 선물 간의 미세한 가격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내는 '베이시스 트레이드(Basis Trade)'다.
현·선물 간 차익이 매우 작기 때문에 헤지펀드들은 환매조건부채권(Repo) 시장을 통해 보유 국채를 담보로 대규모 자금을 빌리며 일부 헤지펀드의 경우 최대 20배 이상의 레버리지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채권시장 변동성이 급증하거나 증거금 추가 납부(마진콜) 요구가 발생할 경우 헤지펀드들이 무더기 포지션 청산(Deleveraging)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는 2020년 3월 '캐시 크런치(현금 선호 현상)' 사태처럼 마진콜 발생 → 강제 매도 → 가격 급락 및 손실 확대 → 추가 강제 매도의 악순환을 유발해 국채 시장 전체의 유동성을 한순간에 마비시킬 위험이 있다고 CNBC는 전했다.
국제결제은행(BIS)과 연준(Fed) 역시 올해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대형 헤지펀드들의 레버리지 수준이 역대 최고치에 근접해 있으며 단기 레포 자금에 의존하는 시장 구조가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는 새로운 취약점이 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jang73@yna.co.kr
이장원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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