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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상장 땐 ADR 가치 하락"…SK하이닉스는 이미 경고했다

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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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美 투자설명서에 자회사 IPO·스핀오프 가능성 명시

"자회사 가치 별도 주식에 귀속…SK하이닉스 ADS 가격 악영향"

두 달 뒤 솔리다임 IPO 주관사 물색…업계 "분쟁 대비 위험 고지"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SK하이닉스[000660]가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에 대해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별도 상장을 위한 절차가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지난 7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앞두고 현지 투자자들에게 자회사 IPO 가능성과 이에 따른 모회사 주가 하락 위험을 구체적으로 고지했던 사실이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향후 핵심 자회사를 별도 상장할 경우 미국 투자자들이 제기할 수 있는 정보공개 관련 분쟁 가능성까지 고려한 위험고지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자회사 IPO 할 수 있다"…ADS 가격 하락까지 경고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9일 제출한 ADR 공모 최종 투자설명서에서 '리스크 요인(Risk Factors)' 가운데 하나로 자회사의 분할과 IPO, 지분 매각 가능성을 별도로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당사는 수시로 하나 이상의 자회사에 대해 분할이나 기업공개를 실시하거나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단순히 자회사 상장 가능성만 열어둔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해 SK하이닉스 주주가 받을 수 있는 영향도 상세히 설명했다.

자회사가 IPO를 통해 제3자에게 주식을 발행하거나 SK하이닉스가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할 경우 자회사에 대한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고, 이에 따라 향후 이익과 현금흐름 가운데 SK하이닉스에 귀속되는 몫이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회사의 운영과 전략적 의사결정에 대한 통제력도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자회사 상장이 SK하이닉스 자체의 기업가치에 미칠 영향까지 명시했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는 투자자들이 자회사의 가치 일부를 SK하이닉스의 보통주나 미국주식예탁주식(ADS)이 아닌 별도로 상장된 자회사 주식에 직접 귀속시킬 수 있으며, 이는 SK하이닉스 증권의 시장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적었다.

국내 증시에서 이른바 '중복상장 할인'으로 지적돼온 위험을 미국 ADR 투자자들에게 사전에 설명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당시 ADS 1억7천790만주를 주당 149달러에 공모했다. 공모 규모는 265억710만달러에 달했다.

◇ 솔리다임 이름은 없지만…두 달 뒤 IPO 준비 정황

투자설명서에는 솔리다임을 특정해 IPO를 추진한다는 내용은 없다.

SK하이닉스가 해당 문구를 넣을 당시 솔리다임 상장을 실제 염두에 뒀는지도 공개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

다만 이후의 흐름은 주목할 만하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월 기존 미국 낸드 자회사인 SK hynix NAND Product Solutions Corp.를 AI 투자·솔루션 사업을 담당하는 회사로 재편하고, 기존 낸드·SSD 사업은 새로 설립한 솔리다임(Solidigm Inc.)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상반기 중 낸드플래시와 SSD 판매·연구개발 사업 및 관련 자산과 부채가 솔리다임으로 넘어갔고, 해외 관련 자회사들도 순차적으로 솔리다임 아래로 옮기는 작업이 진행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SEC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서 일부 관련 자회사를 이미 솔리다임으로 이전했으며 나머지 관련 자회사도 연내 이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8월 5일 솔리다임이 약 5조원 규모의 프리IPO 자금조달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SK하이닉스는 다음 날 SEC에 6-K를 제출했다.

회사는 당시 "솔리다임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한 달 뒤인 9월 4일에도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IPO 준비 정황은 한층 구체화됐다.

로이터는 지난 25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솔리다임이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해 투자은행들과 이른바 '베이크오프(bake-off)'를 진행했으며, 이르면 2027년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대 1천500억달러의 기업가치와 약 150억달러 규모의 자금조달 가능성도 거론됐다. 다만 거래 구조와 시기는 시장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SK하이닉스 본사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업계 "美 투자자 분쟁 가능성까지 감안했을 것"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이 같은 솔리다임 IPO 논의에 앞서 SK하이닉스가 미국 투자자들에게 자회사 상장 위험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고지했다는 점이다.

특히 자회사 상장에 따른 단순 지분 희석뿐 아니라 자회사의 가치가 별도 상장 주식에 귀속되면서 SK하이닉스 ADS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까지 투자설명서에 적시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대규모 ADR 공모 이후 핵심 자회사 상장을 추진할 경우 미국 투자자들이 공모 당시 중요 정보가 충분히 공개됐는지를 문제 삼을 가능성을 고려했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미국 공모에서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중요한 자본거래와 투자자에게 미칠 위험을 폭넓게 투자설명서에 담는다"라며 "자회사 IPO에 따른 모회사 증권 가격 하락 가능성까지 적시한 것은 향후 투자자 분쟁 가능성을 감안한 위험 고지의 성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워낙 소송이 많기 때문에 여러 리스크를 적시하지만, 1월 사업부 개편 이후 회사가 많은 것을 염두해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문구가 솔리다임 IPO를 구체적으로 염두에 두고 작성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SK하이닉스 역시 현재까지 솔리다임 IPO나 프리IPO와 관련해 확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투자설명서에는 다양한 위험 요인을 넣는다"라며 "이는 매우 일반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연초 솔리다임을 중심으로 한 낸드 사업 재편에 이어 미국 ADR 상장 과정에서 자회사 IPO 위험을 고지하고, 이후 프리IPO와 IPO 주관사 선정 논의까지 잇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솔리다임의 독립 자본조달 가능성은 시장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뷰하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웨스트라피엣<인디애나州>=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퍼듀대학교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6.8.28 zheng@yna.co.kr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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