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채권금리에 우려감을 드러냈다. 이 부총리는 전일 개최된 거시재정금융간담회에서 "국고채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긴급 바이백, 초과 세수의 일부를 활용한 국고채 발행물량 축소 등의 필요한 시장안정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주요국 국채금리가 수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데다, 중동지역 전쟁 장기화와 고물가 등으로 국내에서도 국채금리가 상승곡선을 그리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채금리가 모든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만큼 국채금리가 오르면 각종 대출금리와 회사채 금리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재정당국인 정부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기업과 가계 등 민간 부문의 투자와 소비도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고금리에 대한 우려로 국내외 주식시장에서도 금리 움직임이 가장 중요한 가격변수로 부상했다.
고금리 부담은 우리나라만의 현상도 아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께 노스캐롤라이나주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금리가 너무 높다.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적용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을 대놓고 비난하면서 "연준 이사회가 매우 적대적이고. 매우 정치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만큼 현재의 금리 수준이 불편하다는 뜻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의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작년말 연 4.85%에서 5.63%로 0.80%포인트 가까이 올랐고,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20년 만기 국채금리도 연 3.35%에서 4.55% 수준으로 무려 1.20%포인트나 급등했다. 국채금리가 급등한 탓에 지난달 은행권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4.66%까지 치솟으며 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문제는 정부와 시장이 불편을 호소하는 고금리가 단기간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고금리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를 가격에 반영한 결과다. 중동지역 전쟁이 끝나지 않으면 중동 불안에 따른 고유가 현상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지정학적 리스크가 촉발한 고유가 현상에 글로벌 경기사이클이 맞물리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통화 긴축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채권시장에 부담스러운 변수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들은 정책방향을 정하면 상당 기간 기조를 유지한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만 보면 연준은 지난달 첫발을 뗐고, 한국은행도 2차례 인상에 그쳤다. 앞으로도 추가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미다.
물가나 경기변수와 별개로 궁극적으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재정 적자가 확대되면서 국채금리가 쉽게 떨어지기도 어렵다. 사회보장 등에 비용이 늘어나면서 재정건전성이 악화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비율도 상승하는 추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으로 일반정부 부채비율은 일본 204%, 미국 123%, 프랑스 116% 등으로 OECD 회원국 평균이 108.9%에 달한다.
이처럼 부채가 늘고 재정건전성 우려가 부각되면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보다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기 마련이다. 그만큼 국채금리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국채금리 상승과 맞물려 재정 건전성 문제가 불거진 것도 이런 이유다.
단기간에 금리가 높아지면서 시장이 인플레이션을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국내외 변수를 감안할 때 금리하락 요인보다는 상승 요인이 우세한 게 현실이다. 고금리가 단기간에 끝날 것이란 기대를 버려야 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고금리의 충격이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미국 등 선진국의 국채금리 상승이 국내로 전이되는 것도 막아야 한다. 아울러 매년 늘어나는 국가부채를 사전에 관리함으로써, 일부 선진국처럼 재정건전성 문제가 대외적으로 신인도를 떨어뜨리고 국채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뉴스융합실장)
eco@yna.co.kr
황병극
eco@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